제목 : 도와드릴까요?

자막] 광안초등학교 (부산광역시) 2015.04.09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제가 시각장애인이 된 이유는 몸에 문제가 생겨가지고

시각장애인이 됐습니다 수술을 13번 정도 했죠

저희 어머니 같은 경우는 제가 수술을 13번하니까 몸에 기력을 보호해야 된다면서 장어...

장어, 처음 먹어보니까 맛이 괜찮더라고요 냠냠냠 먹고 있다가 장어만 먹으니까 너무 비리다

엄마 김치 좀 주세요 알았다 또 장어, 왜 김치를 달랬는데 장어를 주냐니까 몸에 좋으니까

알겠으니까 이제 김치 좀 주세요 알았다 또 장어, 왜 자꾸 장어만 주냐고? 몸에 좋으니까

이거는 장어를 반찬으로 먹는 게 아니고 잡아먹을 정도로...

그런데 뭔가 문제가 있죠?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그렇죠 원하는 대로 안하는 거죠 나도 생각이 있고 내가 먹고 싶은 게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는데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게 힘들 거다 너는 이걸 먹는 게 좋을 거다

계속 먹어요 밥 씹고 있는데도 또 넣어요 많이 먹으라고...

밥 먹는 기계인줄 알았어요

젓가락으로 제가 집어서 먹어보니까 되더라는 거죠 반찬 있는 위치만 가리켜주니까 다 들어옵니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깻잎 같은 건 문제가 있죠 딱 집어서 넣는데...

깻잎 한 100장 먹어봤어요? 굉장합니다 까나리액젓 저리가랍니다

100장 먹으면 밥 한 공기 끝나는 거죠 그런 불편한 점도 있지만 어쨌든 젓가락으로 내가 다 먹을 수 있더라

반찬 위치만 가르쳐주면 얼마든지 할 수가 있더라

또 하나 불편한 점이 뭐냐? 이동을 할 때가 조금 힘듭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정말 힘든 게 이동할 때가 되게 힘들어요

시각장애인이 이동할 때 뭘 들고 다니나요?

지팡이, 짜잔 나오죠 이 지팡이를 뭐라고 할까요?

팔단봉... 팔단봉? 팔단봉은 아니고요 여의봉도 아니고요

이거는 지팡이라고 하는데 뭐라고 하냐면 흰 지팡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흰색이기 때문에 흰 지팡이에요 한번 뽑아볼게요

흰 지팡이 흰색이죠 그렇죠 눈에 잘 띄라고 흰색이고 또 여기에 보면 빨간색 띠가 보이죠

띠는 야광이라서 밤에 비치면 운전자라든지 주의하라고 야광입니다

이 지팡이가 있으면 제가 앞에 있는 장애물을 감지를 할 수가 있죠 한번 볼까요 어떤 장애물이 있는가

어, 여기도 장애물이 있네요 그렇죠 이건 기둥이잖아요 그렇죠?

어, 여기도 장애물이 있네...

장애물이 소리를 지르네요

제가 인지를 하죠 제가 그냥 갔으면 기둥에 부딪치든가 띵~ 부딪치든가 그랬을 거예요 근데

부딪치기 전에 감지를 하잖아요 그렇죠

자, 근데 지팡이만 있으면 제가 목적지까지 갈 수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죠 제가 늘 다니는 길이면 모르겠지만 오늘같이 6학년 2반이라든지 처음 오는 데는 갈 수가 없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무엇이 더 필요합니까? 보디가드...

너무 동시에 얘기를 해서 제가 못 알아들었는데 보디가드, 보호자...

또 뭐가 있을까요? 개...

안내견이 있죠 안내견이랑 같이 가다보면 신호등이나 이런 데 일단 멈추는데 하지만 안내견의 단점이 있죠

자, 새로 가는 길, 오늘 6학년 2반 교실에 처음 오잖아요 그렇죠

오늘 광안초등학교 6학년 2반 가자하면 강아지가 저만 쳐다보죠

저도 강아지 쳐다보죠 왜 안가? 둘 다 못가는 거예요 또 뭐가 필요할까요?

안내견 말고 또 뭐가 필요할까요? 목적지 가는데...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좋습니다 근데 내비게이션은 아직은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요

한 10미터 정도의 오차가 있다고 합니다 10미터 정도의 오차, 10미터 정도면 여기서 저기 뒷문보다 조금 더 되는 거리가 돼요

내비게이션을 끼고 가니까 6학년 2반 앞문입니다 근데 10미터 정도의 오차가 있다고 했잖아요 그렇죠

저기 뒷문에 도착했는데 6학년 2반 앞문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앞문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저는 뒷문을 열고 들어가서 여러분 뒤에 서 가지고...

여러분 뒤에서 수업하는 거예요 여러분들 오늘 목소리가 작습니다 하면서...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약간 기술적인 문제가 있더라

또 무엇이 필요할까요?

혹시 도시철도 역사에서 노란색 선 봤나요? 그걸 뭐라고 합니까?

보도블록, 발판, 그걸 뭐라고 하냐면 점자블록이라고 합니다

점자블록 보셨죠? 네

무슨 색깔이던가요? 노란색...

시각장애인이라면 저처럼 아예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이 있지만

약간 볼 수 있는데 어려움이 있는 분들도 시각장애인이라고 합니다

무조건 다 안 보이는 건 아니에요 보는데 잘 안 보이는 분들 있잖아요

그분들 눈에 잘 띄라고 노란색으로 해놓는 거예요

지금 현재로선 가장 좋은 게 뭐냐면 보디가드, 사람이죠 사람...

안내해주는 강아지를 안내견이라고 했는데 안내해주는 사람을 뭐라고 할까요?

안내자, 가이드, 내비게이터, 막 섞이니까 가해자 이렇게 들리는데...

안내인이라고 합니다 안내인, 뭐라고요? 안내인...

그럼 안내인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습니까? 저승사자...

착한사람, 내가 안내인이 저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걸 나중에 보여드릴게요

길을 잘 아는 사람, 안내인은 누구든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될 수 있다 없다? 있다

있다 있죠 누구든지 안내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안내를 할 땐 올바른 방법으로 안내를 해야지만

혀가 꼬이네 너무 놀라서...

올바른 방법으로 안내를 해야지만, 아이고 무서워 죽겠네

올바른 방법으로 안내를 해야지만 우리가 서로 불편 없이 갈 수 있어요

여러분에게 안내하는 방법 네 가지를 보여줄 텐데 그중에 올바른 방법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걸 찾아보십시오

첫 번째 방법은 할아버지 모시고 가듯이 뒤에서 모시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렇게 첫 번째 방법이 있습니다 이게 1번 방법...

2번, 어깨를 잡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깨를 잡고 이렇게 가는 방법이 있죠

칙칙폭폭 기차처럼 가는 수가 있죠 이게 2번,

3번, 팔을 잡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팔을 잡고 이렇게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게 3번,

4번, 흰 지팡이를 잡고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 여러분들 네 가지 방법을 보셨습니다

1번, 뒤에서 모시고 가는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보세요

자, 손 내리시고요 어깨를 잡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보세요

손 내리시고 팔을 잡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보세요

자, 손 내리시고요 지팡이를 잡고 가는 게 맞다? 자 손 내리십시오

정답은 3번입니다

팔을 잡고 가는 게 맞죠 나머지 세 가지 방법에는 문제가 있는지 설명을 드리도록 할게요

뒤에서 안내를 하면, 시각장애인인 제가 앞을 볼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뒷사람 시선은 제 머리가 가리고 있죠 그냥 안내 하는 거예요 둘 다 안 보이는 거예요 가다보면...

아까 저승사자라고 했죠? 저를 안내인이 보낼 수도 있습니다

쿵 박고 나서 죄송합니다

그런 경우 많아요 이리로 갑시다 쿵, 죄송합니다

쿵, 쿵 부딪치면 정신이 없어요 알겠습니다 괜찮아요 쿵, 쿵... 저승사자가 되는 거죠

인간 방패가 되는 거죠 두 번째 어깨를 잡고 가는 방법이 있죠

지금 같은 경우는 나쁜 방법은 아닙니다 근데 가다보면 발을 밟죠

오늘은 진짜로 밟으시네요

앞 시간까지는 살짝 밟더니 진짜로 밟으시네... 발을 밟힐 수도 있고...

여러분 서장훈 선수 알아요? 네

농구 선수였던, 키 크잖아요 그분이 이상훈 씨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제 어깨를 잡으세요

뭘 어찌해야 됩니까? 어깨를 어떻게 잡을 거예요?

내가 이 나이에 업혀 갈까요? 업어주세요 하면서...

누구나 안내인이 될 수 있다고 했어요 여러분보다 키가 작은 친구들도 있을 거잖아요 그렇죠?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갑시다 하면...

그 다음에 지팡이를 잡는 방법이 있죠 지팡이를 잡으면 흔들흔들 합니다 그러면 옆으로 갈 수도 있고...

제가 심장이 안 좋아서, 이런 기둥에 부딪칠 수도 있죠 그렇죠

지금 보고 계시나요? 일부러 그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3번이 맞더라 팔을 잡고 가는 게 가장 좋죠

그다음에 좁은 길을 간다 팔을 뒤로하면 일렬로 가서 좁은 길도 통과를 할 수가 있죠

팔을 잡고 가면 이렇게 갈 수가 있죠 그래서 팔을 잡는 게 가장 편하게 이동을 할 수가 있더라

앞으로 시각장애인을 만났을 때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되죠 그렇죠

시각장애인을 안내를 해줄 때 뭐만 내주면 된다? 팔...

그렇죠 팔만 내주면 돼요 발 아닙니다 어쩌라고... 툭툭 칠래요 아저씨 잡아요 그럴 거예요 팔을 내주면 되고요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죠 시각장애인을 만나면 팔을 내주는 것 보다

먼저 해야 될 일이 있습니다 뭡니까? 도와드릴까요?

그렇죠 도와드릴까요? 맞아요 도와드릴까요?

근데 과잉 친절들이 참 문제가 많습니다

제가 도시철도는 혼자서 이용합니다 유도블록도 있기 때문에 혼자 가는데, 제가 실제로 경험한 겁니다

도시철도에서 내리자마자 어떤 할머니가 저를 봤어요 도와주고 싶은 거예요

근데 팔을 내준다는 걸 배운 적이 없어요 물어보는 게 어디 있습니까

갑자기 멱살을 딱 잡습니다 따라 오라고 하면서...

마치 체포하듯이, 에스컬레이터 앞에 세워주고 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당황스럽죠 여러분도 배웠다고 해서 잡으세요 잡으세요 잡으세요 그것도 그렇잖아요

옆구리 찔리고 아이고 아파라 그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까 항상 먼저 도와 드릴까요?

휠체어 사용인들도 마찬가지, 와 도와드려야지 하면서 확...

확 하는 순간 휠체어만 남고 사람은 없죠

그런 일이 생기죠 그러니까 먼저 도와드릴까요?

자, 그다음에 여러분들이 앞으로 생활을 하다보면 시각장애인들한테 자리를 안내해줄 때가 있을 거예요

자리를 안내해줄 때가 있을 건데 이럴 때는 어떤 방법이 좋은가에 대해서 알아볼게요

지금부터 세 가지를 보여드릴 건데 이 중에서 가장 올바른 게 뭔지 생각을 해보세요 맞혀보세요

1번, 뒤에서 앉혀주는 방법... 이게 1번, 첫 번째 방법...

두 번째 방법, 등받이를 잡아주는 방법... 이게 2번...

3번, 의자 바닥을 짚어주는 방법이 3번...

1번, 의자에 앉혀주는 방법이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보세요

손 내리시고요 여기 의자 등받이를 잡아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보세요

손 내리시고요 의자 바닥을 짚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들어주세요

정답은 3번입니다

자, 그러면 두 가지 방법에는 왜 문제가 있는지 보겠습니다

앉혀주는 방법, 지금 같은 경우는 의자가 높은 편이라 다행입니다 근데

의자가 낮은 경우가 있잖아요 낮은 경우, 앉혀주면 저는 불안해요 엉덩이에 닿지 않으면 계속 불안해

어, 이거 언제 앉는 거야 이렇게 되는 거예요

지금은 의자가 높아요 어제 같은 경우는 의자가 낮더라고요 그러니까 안 닿아요

이거 무슨 좌변기인가? 그런 생각도 들어요 굉장히 힘듭니다 굉장히 불안합니다 그래서 불편하고요

자, 그다음에 논란의 대상 등받이, 여러분들 아마 대부분 이걸 했을 거예요

이거 좋은 방법 맞긴 맞는데 약간의 불편함이 있죠 지금 의자는 앞뒤를 구별할 수가 있어요

어떤 의자는 등받이가 일자로 된 의자들이 있거든요 앞뒤 구분이 안 되는, 그러면 와 의자다 앉아야지...

아시겠죠? 어디 갔어?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다음에 의자 중에 팔걸이가 있는 의자들이 있어요

앉아야지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내 다리 사이에 팔걸이가 있습니다

자 앉습니다 와!

팔걸이 피했다 칩시다 의자에 리모컨이나 필통 이런 거 올려놓은 아이들이 있어요

팔걸이 피했다 이젠 안전하겠지 했는데 또 와...

셀프 X침이 되고 있죠

남아나지를 않아요 엉덩이가...

그래서 의자 바닥을 짚어주면 어 필통 있네 휙 치우고 팔걸이 있네 싹 피해서 앉을 수가 있죠 안전하게 앉을 수가 있죠

실제로 시각장애인이 되고 익숙해지면 굉장히 행동이 빨라집니다 처음에는 저도 조심스럽게 앉았죠 근데 훅훅 앉아버리거든요 진짜 의자 반대편에 앉는 경우가 있어요

여러분 지금부터 체험을 할 건데... 미로 찾기를 할 겁니다

근데 단순하게 미로 찾기를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안대를 쓰고 미로 찾기를 할 거예요

안대를 쓰고 미로 찾기가 안 되니까 안대를 안 쓴 옆에 친구가 말로 설명을 합니다 손으로 잡아주면 안돼요

손으로 잡아주면 안되고 말로만 안내를 해서 미로를 찾습니다

현장음

내려가, 내려가... 왼쪽, 아 오른쪽... 아아, 오른쪽 아니라 왼쪽...

왼쪽, 올라가

조금만 밑으로 더... 밑에서 올려...

왼쪽, 왼쪽... 내려가 아이

현장음

아니, 아니... 야

오른쪽으로... 옆으로...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안대를 쓰고 미로 찾기를 하니까 어떤 기분이었는지 손들고 얘기를 해주세요

너무 답답했어요

예, 너무 답답했어요 또?

안보였어요

안보였어요 또?

안보여서 어느 길로 가야할지 두려웠어요

두려웠죠 또?

고민되죠 자, 그러면 반대로 이번에는 내가 설명을 해주니까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손들고 얘기 좀 해주세요

답답하죠 또?

길을 못 찾아요

길을 못 찾죠 예...

한 대 때리고 싶었어요

때리고 싶었죠 또?

멍청해요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자 여러분들이 다 표현을 했습니다 그 마음에는 분명히 어떤 마음이었냐면

내가 미로를 찾는데 내가 보여서 찾는 게 아니잖아요 안대를 쓰고 있잖아요 그렇죠?

나도 잘 가고 싶어 근데 옆에서 오른쪽, 왼쪽 이것도 못하나 답답하죠? 초조하죠?

그러니까 과격한 용어들이 나온단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앞 시간에 배웠죠

머리로는 이해하자고 하는데 마음은 따로 놀아요 왠줄 압니까?

단지 아주 짧은 시간에 체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답답한 거예요

왜 이렇게 밖에 못하느냐?

이 사람이 지금 안대를 하고 있다는 걸 이해를 하자는 거죠 내가 해보니까 잘 안되네

그걸 이해를 하자는 거죠 그게 이 시간에 제일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 여러분들 오늘 수업 재미있었나요? 네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광안초등학교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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