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열린 '장애인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간담회' 모습. ⓒ에이블뉴스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장애유형별 참정권을 보장 받기 위한 다양한 요구와 의견이 쏟아졌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장총)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는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책간담회에는 장총 이문희 사무차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준기 사무관과 김정휘 주무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이연주 팀장, 장애의벽을 허무는 사람들 김철환 활동가,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박정숙 부장, 장총련, 이용석 정책실장 등이 참여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열린 '장애인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조준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관이 장애인 투표 편의 제공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내년 장애인 투표 편의 계획 수립 중=조준기 사무관은 “먼저 당황스러운 것은 내년 선거 대비 장애인 투표 편의 계획을 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아직은 수립 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투표소 접근성 강화에 대해서는 “1층 또는 승강기 이용 가능 시설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있다”며 “지난해 6월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준으로 일반 투표소는 1층 설치율 86.6%로 괜찮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사전투표소는 46.1%로 부진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반기에는 가능한 모든 투표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준기 사무관은 투표소 내 편의에 대해 “현재 대형 기표대를 설치하고 있으며, 장애계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해 만들었던 장애인용 물품 세트와 점자형 투표 용구를 비치하고, 투표안내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투표안내책자 및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배포하고,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활용한 음성 투표안내서비스를 실시하고, 수화투표안내영상도 제공할 것”이라고 선거 관련 정보제공 계획을 덧붙였다.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열린 '장애인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팀장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선거공보 면수 제한 시각장애인 정보차별로 이어져=한시련 이연주 팀장은 “기존 선거공보를 점자형으로 제작하는 경우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까지 면수의 차이가 나는데도 면수 제한을 동일 적용해 장애인들이 후보자들의 공약 등 꼭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지 못하는 ‘정보 차별’이 나타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투표소에 가면 안내요원들이 장애인 투표보조용구가 어디 있는지 몰라 장시간 대기하기 일쑤다. 선관위가 요원들의 교육 문제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꼬집은 뒤 “현재 투표보조용구로 기표하고 선관위원에게 반납하도록 돼 있는데, 이 과정에서 기표 홈 테두리에 기표 흔적이 남게 돼 비밀투표 원칙을 훼손하게 된다”고 기술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이연주 팀장은 부재자투표 안내 및 투표장소 안내와 관련 “현재 점자형 선거공보와 투표 안내문에 투표장소가 안내되고 있지 않아 유권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부재자투표를 할 경우에는 아예 점자형 투표안내문과 투표보조용구가 제공되지 않아 참여하지도 못하고 있다.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투표소에 검증된 수어통역사 의무적 배치 필요=김철환 활동가는 청각장애인 참정권 보장과 관련 “선관위 홈페이지의 영상물, 선거방송, 홍보영상, 투표절차 등에 수어통역과 자막을 제공하거나 별도의 영상물을 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모든 투표소와 후보자들의 현장 유세에서 검증된 수어통역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고 그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열린 '장애인참정권 보장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김철환 활동가, 박정숙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부장,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실장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에이블뉴스

박정숙 부장은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해 “발달장애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선거공약을 쉬운 어휘와 문장으로 번안하고 별도의 투표 안내문과 가이드북 등 홍보물을 제작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모의투표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글자와 숫자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그림이 포함된 투표용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용석 정책실장은 개선 의견으로 ▲1층 투표소 설치, 선거일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지원 등을 통한 투표소의 물리적 접근 강화 ▲거소투표 시 참관인을 관할 선관위에서 파견, 공정한 투표 절차를 감시하거나 선관위 추천을 받은 자로 하여금 촬영하게 해 객관적인 자료를 일정기간 보관해 시설생활 장애인들의 참정권 보장 강화 등을 제시했다.

■장애계 제안 긍정적 검토, 어려운 부분 대안마련=이 같은 요구에 대해 조준기 사무관은 일부 반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조준기 사무관은 시각장애인과 관련 “점자형 공보의 지면을 늘리는 경우 필요한 예산과 인프라를 내년까지 마련하기 어렵고, 늘렸을 때 정보전달이 월등히 좋아진다는 것도 보장할 수 없다. 단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문제”라며 “투표보조용구의 경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대체할 시제품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청각장애인과 관련해서는 “현재 현장 유세 수어통역사들을 배치하는 후보자들에게 비용보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14,000여 투표소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가”라고 반문한 뒤 “정보통신기술 활용 등 대체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발달장애인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후보자들의 공약을 쉬운 언어로 번안하거나 그림투표용지 등을 제작할 때 선관위의 최우선 가치인 중립성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법제화가 되기 전까지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것이 조금이라도 정치적 유불리로 이어진다면 선관위가 스스로 선거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난색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조준기 사무관은 ‘시청각 중복장애인들을 위해 촉각적인 투표방법도 고민해 달라’, ‘기표소 안에 포스터를 붙여 발달장애인들이 쉽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해 달라’ 등의 의견에 대해 “장애계의 모든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어려운 부분은 어떻게든 대안을 구해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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