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BC 드라마 ‘황금 주머니’ 속 간이식” 관련 글을 쓰면서 우리나라의 전체 등록 장애인과 간장애인을 살펴보았다. 통계청 e-나라지표에 의하면 2015년 12월 현재 등록된 장애인은 2,490,406명인데 그 중에서 간장애인은 10,324명이었다.

필자는 부산시에 살고 있다. 전국의 간장애인이 10,324명이라면 부산은 몇 명이나 되나 싶어서 부산광역시 장애인등록현황을 찾아보았다. 부산의 등록 장애인은 168,119명인데 그 중에서 간장애인은 603명이었다.

전국 시·도 간장애인과 5급 간장애인. ⓒe-나라지표

간장애는 Child-Pugh 평가에 의해 1급, 2급, 3급 그리고 간을 이식한 5급이 있다. 따라서 간장애인 중에서 1급~3급 장애인과 5급 장애인은 얼마나 되나 싶어서 e-나라지표에서 간장애인 5급을 시도별로 취합하다보니 부산광역시의 간장애인은 602명이었다.

부산광역시의 등록 장애인 중에서 간장애인은 603명인데 e-나라지표에서 부산의 간장애인은 602명이었다. 부산시와 e-나라지표의 통계가 왜 다르지?

그래서 다시 한 번 살펴보니 간장애인 뿐 아니라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다른 장애인수도 달랐다.

전체 등록 장애인 15가지 유형 중에서 자폐성, 호흡기, 안면, 장루‧요루 등 4가지는 같고, 11가지는 달랐다. 전체 합계에서는 e-나라지표에서는 168,084명이고, 부산시에서는 168,119명으로 부산시가 35명이나 많았던 것이다.

e-나라지표와 부산광역시 등록장애인. ⓒ이복남

왜 다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부산시청으로 전화를 했다. “전국통계하고 부산시 통계하고 왜 다를까요?” “그럴 수도 있지 뭐가 문젭니까? 다르다면 고치면 될 거 아닙니까?” 부산시청 담당자는 일을 하다보면 오류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게 무슨 큰 잘못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말 참 쉽게 하시네요. 정말 어이없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오류가 생겼고 고친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서울특별시는 어떨까? 서울시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다. 서울시도 달랐다. 서울시청에 전화를 했다. “아, 그거 알고 있었는데 미처 수정을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고치겠습니다.”

서울시청 담당자는 필자에게 전화를 끊지 말라고 했다. 통화하는 동안에 바로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몇 분 만에 2015년도 등록 장애인 수를 수정하고는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런데 2015년도 전체 현황은 볼 수가 없네요.” “홈페이지에 보이는 것은 연도별 전체 등록 장애인이고 각 유형은 2016년도 것인데 필요하다면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니요,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왜 이 같은 오류가 생겼는지 보건복지부에 전화를 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그게 무슨 문제냐는 듯이 별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그런데 각 시‧도 등록 장애인이 보건복지부 숫자보다 많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다.

필자가 알기로는 일선 읍·면‧동에서 장애인등록을 하게 되면 그것이 각 시‧도로 보내지고 다시 보건복지부로 보내지는데 적으면 적었지 어떻게 해서 시‧도가 더 많을 수가 있는가 말이다. 그렇지 않단다. 보건복지부에서 각 시‧도에서 합산된 것을 통계프로그램을 통해서 추출하는데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행복e음’이라 했던가.

전국 시·도 및 유형별 등록장애인. ⓒ경기도청

현재 전국은 17개 시·도인데 내친 김에 전국 시‧도를 다 찾아보았는데 애석하게도 다른 시‧도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시‧도에서 등록 장애인은 2016년 12월 31일 현재로 나와 있었고, 아직 보건복지부에는 2016년도 장애인등록현황은 없었던 것이다.

각 시‧도 홈페이지에는 2015년도 장애인등록현황 위에 2016년도 장애인등록현황을 덮어씌운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 하나 예외가 있었다.

경기도에는 2015년 12월 말 현재 전국 시‧도 및 유형별 장애인등록현황이 나와 있었는데 e-나라지표의 전국 장애인등록현황과 일치하였다. 경기도에서나마 보건복지부와 일치하는 통계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그래서 경기도청 장애인복지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격려한다는 뜻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장애인등록현황은 장애인복지의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지표이다. 장애인 정책수립 및 예산 책정 등의 기초자료이고, 나아가 장애인복지를 전공하는 교수나 학생을 비롯하여 장애인단체나 시설 등 관계하는 사람들이 몇 천 명은 될 것이다.

그 사람들이 한 번씩만 그 자료를 이용한다 해도 몇 천 번의 오류가 발생한다는 뜻이고, 더구나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공개 된 자료에 오류가 있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관련 공무원은 조금이라도 장애인복지에 애정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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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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