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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평등예산제 도입’ 공약화 역차별 우려

한자연 법제화 움직임…"공감대·법적근거 부족" 지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3-07 13:52:07
7일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자립생활(IL) 컨퍼런스’ 소분과회의.ⓒ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7일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자립생활(IL) 컨퍼런스’ 소분과회의.ⓒ에이블뉴스
대선이 사정권역에 들어온 가운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가 장애평등예산제도를 자체 장애인 공약에 담고 법제화를 주장했지만, 역차별 우려에 부딪혔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현근식 정책실장은 7일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자립생활(IL) 컨퍼런스’ 소분과회의에서 장애평등예산제도 법제화 방안을 내놨다.

현재 장애인 예산은 중앙정부 예산의 0.5%에 불과하다. 예산 총액도 적을뿐더러 소관부처도 보건복지부에 70% 이상 편중됐다. 복지부 담당부서만 장애인을 고려할 뿐, 99.5%의 일반정책 예산 편성에서 장애인은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일반 정책에 장애인 관련 예산이 반영되도록 장애인/비장애인 영향 평가를 시도해 법률, 제도, 정책, 예산 등에서 평등하게 배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무주택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영구임대 등 ‘보금자리주택사업’의 경우, 영구임대주택은 장애인 가구주가 24.4%로 양호한 비해, 국민임대주택의 공급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1/6 수준이다. 이는 보증금 등 경제적 부담이 높아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결국 ‘평등’하지 못한 정책으로, 이에 보금자리주택사업의 운영의 법적 근거, 제도에 장애인 특성 및 욕구를 명시하는 개선이 필요하다.

장애평등예산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현근식 정책실장(위)배재대학교 복지신학과 정지웅 교수(아래).ⓒ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평등예산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현근식 정책실장(위)배재대학교 복지신학과 정지웅 교수(아래).ⓒ에이블뉴스
현 실장은 “장애인도 시민이며, 일반 시민과 똑같은 존재로 권리와 의무를 가져야 한다. 장애평등예산의 기본적 정신”이라며 “주요 정책에 대한 장애인/비장애인 영향 평가를 적용해 법률, 제도, 정책, 예산 등에서 평등하게 배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6일 한자연이 발표한 장애인 정책 공약에 담겨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6대 과제는 장애평등예산제도 도입, 권리보장을 위한 법률 개선, 평등한 시민으로의 권리, 인권과 지역사회, 건강하게 잘 살기, 정신장애인 기본권 보장 등이다.

배재대학교 복지신학과 정지웅 교수는 “모든 분야 정책 속에서 장애인 불평등, 차별이 없도록 평등한 방식의 예산 배분이 필요하다. 제도화를 위해서는 국가/지방재정법, 국가/지방회계법 개정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조례 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평등예산제도 도입에 반대 의견을 낸 한국장애인재단 서인환 사무총장,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평등예산제도 도입에 반대 의견을 낸 한국장애인재단 서인환 사무총장,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에이블뉴스
반면, “성인지예산을 통해 여성은 행복해졌냐?”, “또 다른 사회취약계층의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다.

한국장애인재단 서인환 사무총장은 “몇 년 전부터 장애계에서 장애평등예산 적용을 주장하면서 연구, 토론회, 입법 활동을 해왔다. 핀란드에 사례가 있다고 했지만, 자세히 알아보니 핀란드에는 그런 사실도 없었다”며 “필요성도 있고 솔깃한 이야기지만 주장의 강도가 약하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한계가 있다. 마치 장애인에게 더 많이 사용되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요구나 국제적 동향이 장애평등예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못하고 실현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성북구에서는 인권증진 조례를 통해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유니버설과 배리어프리 개념이 포함돼 예산에서의 장애 인지 예산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굳이 법제화가 아닌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도 “장애평등예산은 당연히 삶의 질이 개선되고 당사자 참여의 기회도 늘어날 수 있겠지만 비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또 다른 역차별이 될 수 있다. 성인지예산의 경우 남성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나오고 있지 않냐”며 “사회적 약자가 장애인만으로 대변되지 않는다. 결손가정, 노인, 다문화, 미혼모, 저소득층, 한센인 등 수많은 약자가 있고 이들 또한 차별의 철폐와 불평등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무총장은 “장애인들이 사회적 약자로서 보호받아야하는 수동적인 존재라는 인식의 변화가 없으면 장애평등예산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진다. 인식의 변화 없이 장애평등예산을 도입한다면 ‘불합리한 행복’이 올 수 있다”고 인식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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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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