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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신장애인 운동 발전, 단체 성장 중요”

미국 1950년대 시작, 정부 예산 확보 등 성과

이용표 교수, 자립생활 환경구축 세미나서 강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12-22 18:39:59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정신장애인 자립생활 환경 구축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용표 교수.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정신장애인 자립생활 환경 구축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용표 교수. ⓒ에이블뉴스
우리나라의 정신장애인 운동역사는 주류 장애인운동 역사에 비해 대단히 짧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운동은 1980년대에 시작된 반면 정신장애인 운동은 2000년 경에 당사자 단체가 처음으로 결성됐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단체는 역사도 역사이거니와 관련단체 역시 많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신장애인 권익옹호 단체는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정신장애인연대(KAMI), 정신장애인인권 파도손 정도여서 다양한 정신장애인 현안에 강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정신장애인 당사자 운동의 역사가 수십년이나 되고 당사자 단체들의 수도 많다. 이 기간동안 당사자 단체들은 미국의 정신보건정책과 에이즈활동단체 등 다른 옹호단체에도 영향을 끼쳤다.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용표 교수는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한 정신장애인 자립생활 환경 구축 세미나에서 '미국정신장애인 당사자 운동'을 소개하고, 한국정신장애인 당사자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보다 '50년' 앞선 미국 정신장애인 운동=이 교수에 따르면 미국정신장애인 운동(소비자 운동)은 195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에 등장했다.
소비자 운동은 정신보건체계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이 체계를 변화해야 한다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 운동은 정신병원 장기입원 탈원화와 새로운 약물의 발견, 정신질환자 권리에 대한 법적 개념확장, 반정신의학운동 등에 의해 발생했다.

미국의 경우 1950년대만 해도 정신병원에 70만명 가량의 정신장애인이 입원해 있었는데 1960년대에 들어와서 54만명이 정신병원에서 탈원화 됐고, 이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 나오면서 당사자 운동의 자양분이 됐다.

이런 움직임의 선두에는 퇴원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정신과의사, 법률가, 학자들이 있었다. 대표적인 조직은 National Mental Health Association(NMHA)은 퇴원환자인 클리포드 비어스에 의해 설립됐지만 조직은 당사자가 아닌 전문가들에 의해 운영됐다.

본격적인 정신장애인 당사자운동은 1970년대에 시작됐다. 초기의 정신장애인 당사자운동은 1960년대 급진주의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초기 참여자인 셀리 크레이는 "우리들의 지도자들은 히피같은 옷을 입고 무장단체처럼 말했다"고 말한 것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주도의 집단은 1969년 후반 또는 1970년 초반에 창립된 오래건 정신장애인 자유전선(Oregon Insne Liberation Front)이었다. 다른 당사자단체는 곧 뉴욕, 보스톤, 샌프란시스코에서 뒤따라 만들어졌다.

초기 당사자 운동단체(생존자 운동)들은 블랙파워, 게이 프라이드, 여성자유연대 등과 같은 1960년대와 70년대의 다른 자유운동진영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생존자 운동은 기본적으로 정신보건체계가 정신장애인 당사자를 억압하는 기제이기 때문에 해체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가 정신장애인의 고유성과 변화하는 사회를 수용하고 강제입원과 억압적 치료가 아니라 비장애인과 차이가 받아들여지도록 제안을 하면서 '정신장애 자부심'(Mad Pride)을 강조했다.

■'온건'과 '급진' 둘로 나뉜 운동=1978년에 출판된 쥬디 챔버린의 On Our Own(1978)은 미국 등의 당사자 단체 설립에 자극을 줬다.

이 책은 정신보건체계를 개선하는 핵심은 통제권을 당사자들에게 부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에 영향을 받은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은 1980년대 후반까지 100개 이상의 당사자 단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당사자 단체들은 자조나 회복의 핵심원칙에는 동의했지만 다른 이슈들에 대해서는 시각차이를 보였다. 60%의 당사자 단체는 외부지향적 사회운동으로 접근했고 40%는 내부지향적 개별치료 접근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또한 당사자 단체에 전문가 혹은 당사자가 아닌 사람을 단체에서 배제하는 부분, 의료모델의 거부 수준, 당사자들의 참여(활동가)에 비용을 지불하는 부분에서 차이를 나타냈다.

이러한 차이는 1980년대 당사자들에 의해 설립된 전국조직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급진적인 조직인 NAMP의 소속 정신장애인은 자신을 생존자라는 명칭을 선호했고, 온건조직인 NAMHC는 소비자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1970년대 말까지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은 본인을 생존자 혹은 소비자라고 칭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보건정책에는 거의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다. 반면 탈원화에 대한 지속적인 경향은 만성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 중심의 지지체계라는 새로운 형태의 욕구를 형성했다.

특히 1970년대 장애인연금을 포함한 복지프로그램의 확대는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에게 이전보다 많은 지지를 제공했다. 하지만 재정부족과 의료, 사회서비스의 조정 부족은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남겼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자조(SELF-HELP)는 소비자 생존의 중요한 전략으로 출현했다.

1970년대 개혁에 대한 각성이 증가하면서 당사자 관점은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쏠렸다. 1978년에는 대통령 카터자문위원회에 정신장애인 당사자인 프리스실라 알렌이 포함됐고 알렌은 만성 정신질환자의 욕구에 초점을 옮길 것을 주장했다.

특히 당사자 운동은 다른 옹호단체에도 영향을 끼쳐 여성건강, 장애인권, 에이즈활동가들이 의료권력의 문제와 자기결정권 등에서 연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정신장애인 운동은 미국 정부가 당사자들에게 예산을 지원하고 관련된 프로그램을 확산시키는데 기여를 했으며 정신보건기관 속 당사자 직원 증가, 당사자의 정신보건기관 평가 및 조사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정신장애인 운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단체들의 성장이 중요하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정신장애인 단체의 성장도 중요하고 순수하게 당사자로만 이뤄진 단체도 성장해 급진적인 주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정신장애인 자립생활 환경 구축 세미나 전경.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22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정신장애인 자립생활 환경 구축 세미나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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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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