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일각이 여삼추(一刻如三秋)다. 단안 장애인의 1종 보통 운전면허는 참으로 오랫동안 기다려 온 꿈이었고 이제 그 꿈이 이루어졌다. 단안 장애인은 시각장애 6급의 한쪽 눈 실명자이다.

예전에는 한쪽 눈 실명자가 1종 면허에 대해서 물어 오면 “죄송하지만 아직은 안 됩니다”라고 했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한쪽 눈 실명자도 1종 운전면허가 허용된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아보니 2016년 11월 30일, 즉 오늘부터 시행된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30일이 코앞인데도 ‘단안 장애인 1종 보통운전면허 취득방법’에 대해서는 그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기다림에 지친 단안 장애인이 얼마 전 필자가 쓴 “단안장애인 1종 보통운전면허 이달 말 시행” (에이블뉴스, 2016-11-17) 기사를 보고 문의를 해 왔다. 1종 운전면허를 어떤 방법으로 취득해야 하는 지 면허시험장에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더라며 다시 한 번 취재해 달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필자도 좀 미안했다. 11월 30일에 시행한다고만 해 놓고 단안 장애인이 1종 운전면허를 어떻게 취득해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았던 것이다.

개정 된 도로교통법 시행령. ⓒ법제처

그래서 인터넷을 여기저기 뒤져 보았으나 정말 운전면허 취득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데도 나와 있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경찰청에 전화를 했다. 면허계라고 했는데 “오늘(29일)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바뀌었다.”고 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시행 2016.11.30.] [대통령령 제27626호, 2016.11.29., 일부개정]

제45조(자동차등의 운전에 필요한 적성의 기준) ① 법 제83조제1항제1호, 제87조제2항 및 제88조제1항에 따른 자동차등의 운전에 필요한 적성의 검사(이하 "적성검사"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기준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 실시한다. 다만, 제2호의 기준은 법 제87조제2항 및 제88조제1항에 따른 적성검사의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하고, 제3호의 기준은 제1종 운전면허 중 대형면허 또는 특수면허를 취득하려는 경우에만 적용한다. <개정 2016.11.29.>

1. 다음 각 목의 구분에 따른 시력(교정시력을 포함한다)을 갖출 것

가. 제1종 운전면허: 두 눈을 동시에 뜨고 잰 시력이 0.8 이상이고, 두 눈의 시력이 각각 0.5 이상일 것. 다만,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보통면허를 취득하려는 경우에는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8 이상이고, 수평시야가 120도 이상이며, 수직시야가 20도 이상이고, 중심시야 20도 내 암점(暗點) 또는 반맹(半盲)이 없어야 한다.

나. 제2종 운전면허: 두 눈을 동시에 뜨고 잰 시력이 0.5 이상일 것. 다만,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6 이상이어야 한다.

단안 장애인의 1종 보통 운전면허 취득방법은 [한쪽 눈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보통면허를 취득하려는 경우에는 다른 쪽 눈의 시력이 0.8 이상이고, 수평시야가 120도 이상이며, 수직시야가 20도 이상이고, 중심시야 20도 내 암점(暗點) 또는 반맹(半盲)이 없어야 한다.]는 안과전문의의 소견서를 받아야 된다고 했다.

그 다음에 면허시험장에서 시력을 제외한 적성검사를 받고 필기, 기능, 주행시험을 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운전면허시험 면제조건. ⓒ도로교통공단

2종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도 1종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1종에 관한 안과 전문의를 소견서를 첨부해서 7년이 지났다면 바로 1종으로 전환할 수가 있다. 그러나 7년이 되지 않았다면 시력을 제외한 적성검사는 받아야 되고, 필기시험과 기능시험은 면제되므로 볼 필요가 없지만 주행시험은 합격해야 된다는 것이다.

경찰청에서 단안 장애인의 1종 보통 운전면허의 조건에 대해서는 ‘대한안과의사회’에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그래서 과연 어떤 안과에서 ‘1종 운전면허 조건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대한안과의사회’에 문의를 했다.

경찰청에서 안과 개원의에게 단안 1종 면허 조건에 대한 안내문을 보내달라는 협조공문이 오기는 했지만 어떤 안과에서 1종 면허 조건에 부합하는 시력검사를 할 수 있는 지를 잘 몰라서 아직 안내문을 못 보냈다고 했다.

그렇다면 1종 운전면허를 원하는 단안 장애인이 어디서 어떻게 검사를 받아야 할까. 몇 군데 안과에 문의를 해 봤지만 1종 면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던 중 부산의 S안과에서는 1종 면허 조건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데 시야검사만 추가하면 될 같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1종 운전면허를 원하는 시각장애인은 1종 운전면허의 조건에 맞는 시야검사를 할 수 있는지부터 안과에 먼저 문의해 보고 가야 할 것 같다.

단안 장애인 1종 보통운전면허가 오늘(11월 30일) 부터 시행이라니 어느 안과에서 검사가 가능한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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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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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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