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장애인학대범죄처벌특례법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 김예원 변호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학대범죄자를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장애인 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초안(이하 장애인학대 특례법안)'이 공개됐다.

서울특별시장애인인권센터 김예원 변호사는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가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한 '장애인학대범죄처벌특례법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장애인학대 특례법안의 특징과 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장애인학대 특례법안은 대한변호사협회 장애인권소위원회가 신안염전노예사건 이후 유사 사건이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정폭력범죄 처벌의 특례법 등 국내의 유사법률이 검토됐다.

김예원 변호사에 따르면 장애인학대 특례법안은 총 5장으로 이뤄졌으며 각 장의 흐름은 총칙으로 시작해 '처벌'특례 및 '사법절차'특례에 이어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벌칙으로 돼 있다. 또한 조문은 2015년 6월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법제화된 '장애인권리옹호기관'에 대한 내용(제4장, 7개 조문)을 포함해 총 34개로 구성됐다.

1장 총직은 장애인학대 특례법의 목적과 정의, 다른 법률과의 관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를 규정했다. 이 중 눈 여겨 봐야할 부분은 제3조 다른 법률과의 관계다.

장애인 학대범죄에 대해서는 장애인학대 특례법을 우선적용 하지만 만약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이 이 법보다 중하게 처벌되는 경우 그 법에서 정한 바를 따른다고 규정한 것이다.

2장은 엄중하게 처벌해야하는 장애인 학대 치사 및 중상해, 같은 범죄에 대한 상습범, 장애인복지시설의 종사자 등에 대한 가중처벌, 형벌과 수강명령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장애인 학대범죄자 중 장애인학대치사 및 중상해(제5조)에 이르게 한 경우 관련자에게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고, 장애인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거나 불구 또는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때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특히 장애인복지시설 종사자로서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인권보장 의무가 있는 자가 장애인학대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종사자 가중처벌 규정'을 만들었다.

기존에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장애인학대사건의 가해자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오거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버젓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3장은 장애인학대 범죄에 대한 '사법절차'특례를 규정하고 있으며 장애인학대범죄 신고의무와 절차, 피해장애인에 대한 응급조치, 장애인 학대 행위자에 대한 긴급임시조치, 피해장애인에 대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 등의 의무가 담겼다.

현재 장애인복지법상 신고의무자 규정은 장애인과 업무상 또는 자주 만날 수 있는 자를 의무주체로 하기 보다는 기존 법질서에서 신고의무자로 통용돼 온 내용을 준용 또는 인용한 것이 전부다.

이에 장애인학대 특례법안의 장애인 학대 신고의무자는 최대한 장애인과 관련하도록 전반적인 정비를 했고 무리한 신고의무자의 확대를 지양했다.

4장은 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의 설치·운영,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협력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관한 내용을 특례법안에 넣는 것이 현행 법체계정합성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2016년 3월 현재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관련한 장애인복지법이 시행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 조항이 들어갔다.

김 변호사는 "오늘 토론회를 통해 나온 의견들을 수렴해 장애인학대 특례법안에 녹여내도록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입법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도 장애인학대 특례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했지만 초안의 조항이 장애인복지법 등 다른 법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다양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왼쪽부터)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 이정민 변호사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 이정민 변호사는 "특례법안에 포함된 권익옹호기관·신고의무자에 관한 규정이 다른 법에도 규정이 있는 만큼 어떤 법률에서 어떻게 규정할지를 결정해야하는 문제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학대 신고의무자에 관한 규정을 특례법에 넣고 장애인 복지법에서 삭제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 규정은 발달장애인법에도 있는 사항이다. 장애인학대 특례법이 제정될 경우 신고의무자에 대한 두개의 타법규정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은 "장애인복지법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설치를 복지부가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학대 특례법은 법무부가 설치하도록 하고 있어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장애인학대 특례법이 제정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중복문제를 해결하는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을 법무부가 설치하는 것을 추진하려면 장애인학대 특례법의 부칙에 장애인복지법 59조의 9의 삭제를 명시하는 등의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학대범죄처벌특례법 도입을 위한 토론회' 전경.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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