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김수진 기자 = 김용준(75)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장애를 딛고 24일 헌정 사상 첫 장애인 국무총리로 지명되자 장애인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지명자는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고, 이 때문에 어머니 등에 업혀 등교할 정도로 힘겨운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방윤수 정책기획실장은 "우리나라에 250만명이 넘는 장애인이 있지만 고위직에 오른 분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며 "김 지명자가 임명직 중 최고위직에 오르게 된 것을 기점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고용 문제를 해결해 비장애인과의 소득격차를 줄이면 사회에 나갈 기회가 늘어나고 김 지명자처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물이 또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룡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은 "장애를 딛고 법조인으로서 존경받을 만한 삶을 살고 또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하게 됐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며 "총리로서 부처간 조화를 이끌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장애인 관련법을 잘 정비해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은종국 정책국장은 "'장애감수성'이 풍부하다는 일화를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으니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트위터사용자 'hanj***'는 "본인도 장애가 있고 평생을 약자를 위해 살아왔다니 마음에 든다.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썼고, 'bada***'는 "박 당선인과 김 지명자 덕분에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많이 바뀔 듯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 지명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섣부른 기대는 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애단체 관계자는 "단순히 장애인이라고 해서 장애인들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장애인의 정체성보다는 법조인의 정체성을 가진 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박종원(27)씨는 "장애가 있는 인물이 총리직에 오른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도 장애가 있는데 고용노동부에서 장애인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나왔는지 생각해보면 이번에도 다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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