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리기에는 대체 텍스트가 있으나 정작 있어야 할 투표바로가기에는 대체텍스트가 없는 모습. ⓒ한나라당 홈페이지

차기 한나라당 장애인위원장 자리를 놓고 당내 이정선 의원과 윤석용 의원의 한판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중앙장애인위원장 및 장애인상임전국위원 선출을 위한 투표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 오전 9시 시작됐으며, 오후 6시 마감될 예정이다.

투표 절차는 장애인대회 인터넷 투표페이지 접속, 선거인단 실명인증, 장애인대회 투표선택, 휴대전화 인증번호 발급 및 입력, 지지 후보자 선택 및 확인, 휴대전화 인증정보 재입력, 투표 종료 순으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시각장애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비밀 투표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는 것.

울산에 사는 이모(58, 시각장애인 1급)씨는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아무리 돌아다녀도 투표할 코너를 찾을 수가 없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 겨우 투표페이지를 찾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번 장애인위원장을 선출하는데 그 투표 대상이 장애인인데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기자가 음성엔진을 이용해 한나라당 인터넷 투표페이지에 접속을 해 투표를 시도했지만 투표는 할 수 없었다.

먼저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이미지에 대체 텍스트(예시 "alt="당 대표 라디오 연설")가 지원되고 있었으나 정작 ‘제5차 전국장애인대회 후보자 보러가기’ 이미지에는 대체 텍스트가 없어 시각장애인들은 아무리 투표를 하려 해도 투표를 할 수가 없는 실정이었다.

여기에 타인의 도움을 받아 투표페이지에 접속을 하더라도 투표를 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투표를 안내하는 페이지는 텍스트로 구성되어 음성엔진이 인식하지만 투표페이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시각장애인이 인식할 수 있는 대체텍스트가 전혀 없는 것으로 소스분석결과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성엔진을 사용해 투표페이지를 이용하면 아무것도 읽어주지 않고 그저 “이미지”라는 단어 만 반복해 나온다.

이는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님을 의미하며 시각장애인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타인의 도움을 받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인데 선거의 기본 원칙인 비밀보장이 전혀 이루어 지지 않아 신성한 선거권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 나라의 공당이 그것도 장애인위원장을 선출하는 투표에서 정작 장애인이 스스로 투표행사를 할 수 없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공당의 선거가 장애인의 참정권을 확보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당이 수립하는 정책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수준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지금이라도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투표 할 수 있는 보안책을 마련해 수정해야 할 것이다.

시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대체텍스트가 전혀 지원하지 못하는 투표페이지의 모습. ⓒ한나라당 홈페이지

*박경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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