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장애인인 박종도 사무국장이 비장애인화장실 여닫이문을 밀고, 들어가고 있다. ⓒ박종태

충남 장애인단체장들이 오는 12월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충남도청 신청사의 장애인화장실을 둘러보고 "불편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충남장애인단체연합회 심효숙 회장,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 황화성 회장, 충남지체장애인협회 이건휘 회장, 홍성군장애인체육회 박종도 사무국장 등은 지난 2일 충남도청 신청사를 방문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수준을 파악했다. 이 자리에는 충남도 장애인복지과 김의영 과장이 함께했다.

신청사는 홍성·예산군의 경계지에 건립 중으로 지하2층∼지상7층의 본청동, 지하2층∼지상5층의 의회동, 지하2층∼지상3층의 별관동, 지하2층∼지상2층의 문예회관으로 나뉜다.

장애인단체장들은 장애인화장실 설치가 모든 동이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대표로 본관을 택해 점검했다.

일전에 에이블뉴스의 보도대로 이곳은 1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남녀로 구분돼 각각 마련돼 있고, 출입문도 터치식자동문으로 설치됐다.

반면 나머지 각 층에는 비장애인화장실 내에 설치됐다. 그것도 비장애인화장실에 들어가면, 끝부분에 위치해 있었다. 출입문은 미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하기 힘들고, 문고리 잠금장치의 사용도 어려웠다.

당시 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번 점검에서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에 애로가 있는 미닫이인 것을 나타났다.

이날 휠체어를 사용하는 박종도 사무국장이 3층 장애인화장실을 직접 점검한 결과도 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용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박 사무국장은 "3층 비장애인화장실 안쪽 끝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은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다"면서 "1층 비장애인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장애인화장실도 내부가 좁아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입문이 미닫이 또는 여닫이 인데, 나 같은 경우 손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해도 그나마 들어갈 수 있다"면서도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어려움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단체장들은 불편한 장애인화장실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충남도청 신청사 조감도. ⓒ박종태

휠체어장애인인 박종도 사무국장이 비장애인화장실 안쪽 끝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에 들어가기 위해 미닫이 출입문을 열고 있다.ⓒ박종태

비장애인화장실 안쪽 끝에 마련된 장애인화장실 내부의 공간이 좁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종태

충남 장애인단체장들이 충남개발공사와 계룡건설 관계자에게 장애인화장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