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부터 대구시의회 의장실에서 농성중인 대구 장애인들.ⓒ장애인지역공동체

대구지역 장애인들이 지난 3일 ‘장애인자립생활지원조례’에 대해 당사자들의 의견 반영 없는 날치기 통과라고 비판하며, 시의회 의장실을 점거했지만 별다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농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대구 420연대) 소속 40여명의 장애인들은 지난 3일 420투쟁 협의 진행을 위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오부터 시의회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의장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3월 21일 당사자들의 의견이 반영이 되지 않고 통과된 장애인자립생활지원조례의 전면적인 개정의 약속과 시의회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조례를 발의했던 대구시의원들과 논의를 거쳐, 초안에 대한 센터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의 수정과 주거지원 등에 대한 추가내용을 요구했고, 이들 의원들은 의견을 반영시켜 조례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21일 통과된 장애인자립생활지원조례안에는 이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이 되지 않은 임의규정의 센터활동을 제한한다는 등의 초안내용만이 담겨있어 장애인들이 의장실 점거로 이어졌다.

이들은 김 의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하루가 꼬박지난 이 시간에도 의장실 점거를 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김 의장의 약속을 받아내기 전까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장애인지역공동체 서승엽 사무처장은 “하루가 꼬박 지난 현재까지 의장실을 점거하고 농성 중에 있다. 잠깐 김 의장이 의장실에 들어온 바 있지만 별다른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며 “김 의장은 농성을 접고, 다음에 대표자들끼리 따로 면담을 갖자고 제시했지만, 이는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행동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 사무차장은 “애초에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던 방향이 있는데 우리의 의견을 무시하고 조례안을 통과했다. 조례에 대한 수정, 폐기 등의 약속 없이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조례안을 대표발의했던 새누리당 이재화 시의원은 좋은 취지에서 만든 조례가 다른 방향으로 향해 안타깝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장애인분들을 도와주려고 만든 조례고, 간담회도 4번이나 가졌다. 애정을 갖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합의점을 찾다보니 조례안이 그렇게 만들어졌다”며 “장애인분들의 뜻대로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갑자기 이렇게 의장실에 들어와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오전에 의장님과 면담을 통해 4월에 다시 만나 협의점을 찾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례안은 수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니, 장애인분들과 다시 면담을 통해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의할 의사는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김 의장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임을 토로했다.

김화자 의장은 “조례안에 대해 개정과 수정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당장에 의장 입으로 수정하겠다라고하면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대표 발의했던 의원들과 수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놓고 검토를 한 후, 결정하는 사안이지 당장에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의장실을 사전에 약속도 없이 무단 점거하고 대표자간 따로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당장에 약속을 하라고 하니 당혹스러울 따름”이라며 “정상적인 대화가 이뤄질 여건부터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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