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동굴피아 매표소. 장애인은 관람료가 무료지만 보호자 할인은 없다. ⓒ박종태

“울산 태화강 동굴피아의 장애인 배려가 부족해 이용하기가 불편합니다.”

울산남구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 소속 회원인 김희철(지체장애1급)씨가 지난 29일 장애인 편의 시설을 점검 차 태화강 동굴피아를 찾아 이용해 본 뒤 내뱉은 토로다.

울산시 남구 남산로에 위치한 태화강 동굴피아는 일제 강점기 군수물자 창고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동굴을 관광 상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으로 지난해 7월 29일 정식 개장했다.

1만9800㎡ 면적에 인공폭포와 만남의 광장 등을 설치했으며, 동굴은 길이 60m, 42m, 62m, 16m 등 4개가 있다.

제1동굴(길이 60m)은 일제 강점기 울산의 생활상과 강제노역과 수탈 역사가 담긴 삼산비행장과 남산 동굴을 재현했으며 달조명과 나무조명도 설치됐다.

제2동굴(길이 42m)은 동굴어드벤처, 제3동굴(62m)은 동굴스케치 아쿠아리움을 테마로 미러 동굴, 동물모형 조명, 전설고래 출현지 등을 갖춤과 동시에 다양한 조명으로 장식돼 있다. 제4동굴(길이 16m)은 계절별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공간이다.

태화강 동굴피아 입장 요금은 장애인에 대해 모두 무료다. 그런데 중증장애인은 대부분 가족 등 활동보조인과 함께 관람할 경우를 감안하면 보호자 할인이 필요해 보이지만 없다.

매표소가 있는 동굴 출입구(제1동굴)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다. 반면 계단 입구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고, 손잡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부착돼 있지 않아 문제다.

동굴 내부는 평편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동굴 내 매점 계단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접근하기 힘들다.

특히 매표소가 있는 동굴 출입구 외에도 동굴로 들어오거나 나갈 수 있는 출입구가 있는데 모두 계단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출입할 수 없다. 더욱이 계단 입구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고, 손잡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김희철 씨는 “동굴 출구까지 갔다가 매표소가 있는 동굴 출입구로 다시 나와야 하는 불편한 현실”이라면서 “계단에 시각장애인 관련 편의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태화강 고수부지 쪽에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 있지만 주차를 한 후 태화강 동굴피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는데 계단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들어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울산시 남구청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장애인 편의 시설이) 잘못 된 부분은 검토해서 개선하도록 하겠다”면서 “태화강 고수부지에서 동굴로 들어오는 장애인 편의 시설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매표소가 있는 동굴 출입구(제1동굴)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양호하게 설치됐다. ⓒ박종태

매표소가 있는 동굴 출입구(제1동굴)에는 계단 입구 바닥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고, 손잡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지판이 부착돼 있지 않아 문제다. ⓒ박종태

동굴 내부는 평편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박종태

동굴 내부는 평편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도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박종태

동굴 내 매점 계단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접근하기 힘들다. ⓒ박종태

태화강 동굴피아에서 외부로 나가는 출구가 계단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나갈 수 없다. ⓒ박종태

태화강 동굴피아에서 태화강 고수부지로 나가는 출구가 계단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나갈 수 없다. ⓒ박종태

태화강 고수부지에서 태화강 동굴피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는데 계단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들어갈 수 없다. ⓒ박종태

태화강 고수부지에서 태화강 동굴피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있는데 계단이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들어갈 수 없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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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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