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남편(지체장애1급)과 함께 포항에서 볼일을 보고 포항대구 고속도로 상행선을 이용, 대구로 돌아오던 중 국민평가 최우수 휴게소인 청통휴게소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차를 정차하고, 남편을 휠체어에 태워 남성장애인화장실에 늘어섰지만 이용할 수 없는 상태를 목도했던 것이다.
변기통 바로 위의 천장은 뻥 뚫려 있고, 금방이라도 머리위에 떨어질 것 같은 환기통이 어설프게 달려 있었다.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힘든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는 곳으로 더 신경을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고 위험에 노출된 장애인화장실에 어이가 없었다.
A씨는 “남편은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걷기도, 손도 움직일 수도 없다”면서 “위기 상황 시 대처하기 힘든 중증장애인들이 사고라도 일어나면 고스란히 당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오전 경북지체장애인협회 영천지회 편의시설지원센터 최상락 사무국장, 직원과 함께 청통휴게소를 방문해 살펴봤지만 A씨가 전한 상황이 변한 건 없었다.
남성장애인화장실의 용변기 위 천정은 뻥 뚫리고, 환기통이 위험하게 매달려 있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였다. 원인은 지난달 비가 많이 와서 천정에 비가 새면서 석면, 석고 보드가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특히 점검 결과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의 일부 장애인 편의 시설이 미흡,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먼저 남녀로 구분돼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내부는 공간이 넓어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로 이동하는데 불편이 없고, 세면대 손잡이도 양호하게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다.
반면 용변기 등받이가 미설치됐다. 남성장애인화장실의 경우 비상호출벨이 없고, 여성장애인화장실은 문 옆에 인터폰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이용하기 힘들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잇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휴게소 관계자는 “뚫린 천장 등을 빠른 시일 내에 고칠 것”이라면서 “장애인들이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사항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최상락 사무국장은 “고장이 나거나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사항은 즉시 고쳐야 하는데, 바로 시정이 되지 않고 몇 번을 이야기해야 고친다”면서 “추후 다시 한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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