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층에 마련된 베란다는 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출입문이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대피가 불가능하다. ⓒ박종태

준공된 울산동구장애인복지관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미흡, 이용 장애인들을 위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지난 6일 직접 방문에 점검한 결과다.

복지관은 울산시 동구 서부동 산 106-13번지 일원에 지상4층, 연면적 2253㎡ 규모로 건립됐다. 지난달 23일 준공했으며, 천주교 부산교구청 사회복지회에서 수탁을 받아 운영하게 된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화재 등 재난 시 대피할 수 있는 경사로는 설치돼 있지 않았고,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계단이 건물 중간과 우측 끝에 각각 설치됐다.

물론 4층과 3층에 경사형구조대가 설치됐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사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고, 4층에 마련된 베란다는 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출입문이 좁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대피가 불가능하다. 2층에는 베란다가 없었다. 다만 3층에 약 165㎡로 만들어진 옥외데크의 경우에는 대피시설로 활용이 가능했다.

4층에는 옥상이나 지하에 설치해야할 특고압실이 설치돼 있어 자칫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었다.

1~4층의 장애인화장실은 모두 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다.

남성비장애인과 남성장애인이 용변을 볼 수 있는 곳은 총 4칸씩이 마련돼 있는 반면, 여성비장애인과 여성장애인 이용할 수 있는 곳은 13칸과 4칸으로 차이가 많이 났다.

특히 비장애인화장실과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모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힘든 미닫이이며, 문고리 잠금장치를 사용하기도 어렵다.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세면대,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다. 휴지걸이도 앉아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용변 처리를 잘못 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샤워기는 설치됐다.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다칠 위험이 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또한 세면대 밑에 있는 구조물 때문에 이용하기 힘들다.

비장애인화장실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에게 성별을 알려주는 점자표지판, 바닥에 점자블록이 양호하게 설치됐다.

복지관 내 각 실을 살펴보면 벽면에 점자안내판이 설치된 반면 바닥에 점자블록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계단에는 입구에 점자블록은 양호하게 설치됐지만, 손잡이에 점자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아 문제였다.

건물 1층 입구의 출입문은 자동문과 여닫이문이 있는데, 점자블록이 자동문으로 설치돼 아쉬웠다. 점자블록을 여닫이문으로 설치해도 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동할 때 불편을 겪는다.

입구에는 또한 시각장애인에게 건물 내부를 알려 주는 점자안내판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와 관련 울산 동구청 관계자는 “적은 예산으로 장애인복지관을 건립하면서 장애인들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할 뿐 개선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울산동구장애인복지관 전경. 경사로 대신 건물 우측 끝에 계단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4층 내부에 설치된 특고압실.ⓒ박종태

복지관 1~4층의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모두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다. 더욱이 비장애인화장실 뿐만 아니라 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든 미닫이문이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는 공통적으로 세면대, 용변기 등받이, 비상호출벨이 미설치됐다. 휴지걸이도 앉아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용변 처리를 잘못 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샤워기는 설치됐다. ⓒ박종태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다칠 위험이 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또한 세면대 밑에 있는 구조물 때문에 이용하기 힘들었다. ⓒ박종태

4층과 3층에 경사형구조대가 설치됐지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사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박종태

건물 1층 입구의 출입문은 자동문과 여닫이문이 있는데, 점자블록이 자동문으로 설치돼 아쉬웠다. 점자블록을 여닫이문으로 설치해도 됐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동할 때 불편을 겪는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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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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