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박씨(40세)는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들이 또 무슨 사고를 저질렀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아들은 좋아하는 여자애를 하루종일 쳐다보고 따라다니고 해서 상대방 여학생의 부모가 학교에 항의를 하고 “위험하니 같은 층도 쓰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해 학교에 불려간 적이 있었다. 빌고 또 빌었지만 반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부산복지개발원은 부산장애인부모회와 손잡고 지난 1일 지역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지적장애인의 75.3%가 19세 이전에, 자폐성장애인의 93.7%가 9세 이전에 발생해 일생동안 지속된다. 또한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5.1%와 9.8%로 전체장애인 41.0%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 가족의 부담이 매우 높다.

여기에 인지력과 자기주장능력이 부족해 성폭행 등 각종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일이 빈번하고, 보호자 부재 시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할 능력이 현저히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배려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부산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9944명(지적장애인 8926명, 자폐성장애인 1018명) 중 500명을 유효 표본으로 선정해 오는 6월말까지 2개월 동안 발달장애인 및 가족의 심리·사회·경제적 부담, 복지서비스 수요 등을 조사하게 된다.

또한 발달장애인 자립과 관련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성년후견제와 부모의 자녀에 대한 기대 등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내용도 담긴다.

이 밖에도 설문을 통해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실제적인 삶의 경험과 느낌을 비롯해 발달장애인 부모와 소아정신과 전문의, 특수교사 등 관련 전문가와의 심층면접을 통해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밝혀낼 예정이다.

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광역시도 단위에서는 전국 최초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부산지역 발달장애인의 삶의 모습과 복지욕구를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파악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향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발달 장애인의 건강한 성장과 사회참여, 가족부담 경감을 위한 생애주기별·욕구단계별 지원정책을 수립하는데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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