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전 피해자 이정학 씨가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마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마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마산센터)가 “KT가 휴대폰 사기를 당한 정신장애인에게 휴대폰 단말기 요금을 청구하고 있다”며 KT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마산센터는 12일 오후 3시 KT마산지사 앞에서 ‘부당하게 청구되고 있는 휴대폰 단말기 요금 청구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마산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이정학(정신장애 3급) 씨는 동네에서 안면이 있던 김성수 씨의 권유로 통장·인감증명서·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세종통신(대리점 이름)에서 스마트폰 2대를 개통했다.

개통 되자 김 씨는 휴대폰을 빼앗아 대출사무소에서 휴대폰 단말기를 처분하며 대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씨는 김 씨를 사기죄로 형사고발 했고, 김 씨는 현재 마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M&S창원 유통점(마산 지역의 휴대폰 대리점을 최종 관리하는 곳)의 지시로 세종통신은 김 씨를 상대로 “휴대폰 단말기 대금 170만원을 일시불로 갚아 달라”며 법원에 민사소송을 했고, 판사의 “24개월 할부로 휴대폰을 판매했는데 일시불로 갚아야 하는 이유를 증거 자료로 제출하라”는 말에 소송을 취하했다.

소송은 취하 됐지만 이 씨에게 휴대폰 단말기 대금이 계속 청구됐다. 결국 마산 센터가 KT부산고객센터, M&S창원유통점 등을 찾아가 “이 씨는 현재 한 달에 35만원을 지급받고 있는데 휴대폰 단말기 대금을 어떻게 갚을 수 있겠냐. 사기를 당한 피해자이니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 해달라”며 이 씨의 상황을 설명했다.

마산센터는 이들이 “본인이 계약을 했고, 사기를 당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바 아니다 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마산센터는 “사기로 인해 이 씨가 부당하게 청구되는 휴대폰 단말기 요금 청구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면서 “지적·정신적 장애인이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접근할 경우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 돼 신용불량자로 전락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 씨와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탁재영 KT마산지사장과의 면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고, 오는 19일 재면담을 통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마산센터 황현녀 사무국장은 “면담에서 탁 지사장은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사기라는 범죄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논의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KT 내부적으로 본사에 보고해보겠다고 얘기했다"면서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재면담일까지 이 씨와 센터 관계자들이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씨와 센터 관계자들은 19일 재면담일까지 KT마산지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12일 KT마산지사 앞에서 ‘부당하게 청구되고 있는 휴대폰 단말기 요금 청구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 모습. ⓒ마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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