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되었는가. 어쩔 수 없이 장애인이 되었지만, 장애인이 되면 제일 불편한 것이 이동과 보행이다. 그래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정되었고 이에 따라 각 시도에 장애인콜택시가 도입되었다. 부산에서도 2006년 10월부터 장애인콜택시인 ‘두리발’이 운행되었다.

두리발 간담회. ⓒ이복남

지난 10일 오후3시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장애인종합회관 대회의실에서 부산장애인총연합회(회장 조창용), 부산광역시장애인지역법인연합회(회장 김득수), 부산광역시지체장애인협회(회장 김광표) 공동 주최로 ‘장애인 두리발의 올바른 운영방안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장애인단체 대표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는데 두리발 관련으로 간담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두리발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 되었는데 왜, 무엇 때문에, 갑자기 간담회가 열린 것일까.

간담회를 공동주최한 조창용 회장은 인사말에서 ‘현재 두리발은 부산광역시택시운송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콜센터는 티엠케이씨(Taximeterkorea)에서 운영하고 있다. 최근 티엠케이씨에서는 두리발 콜센터 운영으로 적자가 났다면서 적자를 보전해 주는 곳에 팔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자기네들이 잘못 운영해 놓고 누구 탓을 하느냐 싶어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불편사항을 수렴해 보자고 간담회를 개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득수 회장은 2006년 두리발 운행을 앞두고 00대학 교수가 사전조사를 하면서 여러 차례 같이 논의도 했는데 당시 논의 한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고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김광표 회장 역시 그동안 두리발의 불편사항을 관계기관에 여러 차례 건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파행적 운행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서 이런 자리를 공동으로 개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리발은 2006년 10월에 차량 10대로 운행을 시작했는데 2007년에 20대, 2008년에 30대, 2009년에 20대, 2010년에 20대, 2013년 17대를 증차하여 현재는 117대가 운행되고 있다. 이용대상자는 1~2급의 지체· 뇌병변·시각장애인 그리고 65세 이상의 사람으로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마이크가 객석으로 돌아가자 여기저기서 불평과 불만 사항들이 쏟아졌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두리발이 비싸고 불친절하고 그리고 안전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용대상 및 요금. ⓒ두리발 홈페이지

부산척수장애인협회 조익래 회장은 두리발이 117대라고 하지만 서 있는 차들이 많아서 이용자들은 좀처럼 전화하기가 어렵고 야간에는 2대 밖에 운행하지 않아서 두리발을 기다리다 여관에서 잔적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두리발 기사들이 불친절한 것은 고사하고 안전운행을 하지 않아서 두리발을 이용하고 나면 아픈 곳의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했다. 휠체어 장애인이 두리발에 승차하면 일단은 휠체어와 사람을 차량에 고정 시켜야 되는데 무엇이 바쁜지 제대로 고정을 안 하는 기사도 있고, 과속방치 턱을 넘을 때는 조심해야 되는데 두리발 이용자가 휠체어 장애인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는 바람에 차가 심하게 요동치는 바람에 아찔했던 순간도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리발 이용요금이 경남 창원이나 양산 김해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고 했다. 부산 다대포에서 해운대까지 가면 두리발은 2만 4천 원 정도인데 다른 지역은 김해에서 거제까지 가도 2만 원 밖에 안 나온다는 것이다. 더구나 두리발은 우리 같은 휠체어 장애인용인데 일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들까지 무분별하게 타면서 정작 필요한 휠체어 장애인은 못타고 있어서 부산시와 운영사에 여러 번 건의했지만 나아진 것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동주최한 김광표 회장은 콜센터 삼당원이나 기사들의 불친절은 월급을 제대로 안 주는 인사규정이 원인인 것으로 보이고, 불안전운행은 휠체어장애인에 대한 기본 매뉴얼조차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산에는 두리발 외에 장애인콜택시로 1천290대 (자비콜990대, 부산콜200대, 나비콜100대)가 운행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자비콜 200~300대 정도가 운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익래 회장은 일반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두리발을 이용한다고 했는데, 두리발 외에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시각·지적·자폐성·신장장애인이고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지체장애인은 콜택시를 이용할 수가 없다.

사상구장애인협회 송병태 수석부회장은 두리발 기사들의 불친절이나 난폭운전 그리고 비싼 요금 등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감독기관인 부산시와 운행사인 택시조합은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참에 두리발 운영권을 부산시설공단으로 넘기자고 했다.

이에 대해 간담회를 공동 주최한 김득수 회장은 두리발의 이용요금 및 이용 대상자 장애유형과 등급, 서비스 규정 등은 부산시에서 조례로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운행 중인 두리발. ⓒ이복남

그 밖에도 두리발 기사의 불친절 뿐 아니라 콜센터 상담원도 불친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시정이 안 되는 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단체에서 운행하기 때문이라며 이윤과 상관없이 장애인단체에서 해야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고도 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조창용 회장은 마무리에서 ‘여러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여 관계기관과 협의해 보겠다.’고 했다. 간담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두리발 운영 및 시스템 개편’을 촉구하는데 서명했다.

이에 대해서 두리발을 운영하는 부산시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두리발은 117대가 운행되고 기사도 117명인데 대부분의 기사들은 친절하고 안전운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기사가 불친절하고 난폭운전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간담회 이야기는 너무나 막연하다면서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난폭운전을 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면 좋겠다며 자기들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콜센터직원들의 불친절도 일부일 것이라며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콜센터 적자 문제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계약기간이 다 되어 다음계약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요금문제는 타 시도에는 상한제가 있는데 우리시에는 상한제가 없으므로 요금이 비싸다고 하는 것 같은데 요금문제도 다음 계약 시에는 부산시와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담당자 말씀은 두리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그동안은 차량 확보 대수가 적었으므로 증차에 치중해 왔는데 2010년에야 겨우 100대를 넘었다. 부산시에서도 이제는 안전운행이나 불친절 등에 대해서 획기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했다.

소비자는 왕이다. 대부분의 기업이 고객이 왕이 되는 고객 지향적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리발은 중증장애인 및 교통약자를 위해서 만들어진 콜택시이다. 그런데 두리발을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불평이고 불만이다. 두리발의 운영주체가 누구이든 간에 두리발 역시 고객감동 내지 고객의 행복이야 말로 두리발의 진정한 존재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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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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