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각 군 단위의 공공도서관 태반이 점자나 녹음도서를 단 한 권도 비치하지 않는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도서(점자도서, 녹음도서) 보급률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최근 도내 각 공공도서관의 특수도서 비치실태를 조사한 결과 실제 정부가 운영하는 도내 시·군립 도서관이 보유한 점자도서는 총 593권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비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북지부와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이 점자도서 6,400권을, 전주시각장애인도서관이 5,240권의 녹음도서 및 영상도서 문자확대도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시각장애인 관련 기관 등에 비치된 특수도서들이 도내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조사결과 실제 전북도 내 공공 및 사립도서관은 총 34개로 이 중 전주시립도서관이 녹음도서 397권, 완주 군립도서관은 점자도서 192권, 부안 군립도서관이 점자도서 4권을 비치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반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북지부는 점자도서 1,700권, 영상도서 80권, 전자도서 90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에는 점자도서 4,700권, 녹음도서 2496권, 영상도서 1370권, 전자도서 1,370권, 오디오북 206권, 문자확대도서 600권, 인터넷도서 478권, 비디오도서 90권을 각각 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원시장애인복지관에는 단 한권도 비치되지 않았으며, 군산장애인복지관에 점자도서 21권, 녹음도서 9권, 비디오도서 120권, 교육용시디 20개가 비치되어 있고 전북도립장애인복지관은 점자도서 7권, 정읍시장애인복지관은 간행물 28권, 녹음도서 434권, 영상비디오 22개를 각각 비치 중이다.

전북대학교과 전주대학교에는 형식적으로 정기 간행물20권 정도만 비치되어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전북도 내 시각장애인이 7,625명의 불편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비장애인에 비해 1인당 도서보급율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각 지역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의 수와 특수도서 보급율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전주 지역의 경우 1,728명당 점자도서가 6,873권, 녹음도서 2,496권이며, 군산지역은 1,061명당 점자도서 21권, 녹음도서 9권, 익산은 1,291명당 점자도서 9권, 정읍은 633명당 녹음도서 434권, 완주는 418명당 점자도서 192권, 부안 305명당 4권이 각각 보급돼 있다.

그러나 남원(431명)과 김제(640명), 진안(142명), 무주(113명), 장수(142명), 임실(189명), 순창(193명), 고창(287명)지역은 등록 시각장애인이 각 1백명이상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수도서는 아예 한 권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등록된 시각장애인숫자와 비교할 때 전주시는 특수도서 보유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나 나머지 다른 시·군은 상대적으로 보급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립 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이 도서를 많이 찾는 것도 아니고 기증 받을 곳도 마땅히 없어 신경을 못 쓰고 있다”며 “꼭 필요한 시각장애인들은 전주 등지에서 대출하면 된다”고 말해 무신경한 반응을 보였다.

또 대학도서관의 한 관계자는 “점자도서 등 특수도서 비치가 점점 절실하긴 하지만 인력과 장비 등의 예산문제가 만만치 않아 국비로 지원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사회적 무관심을 지적하기도 했다.

매주 한 두 권씩 전주에서 특수도서를 대출 받는다는 김재인(66·부안 계화면)씨는 “비록 눈으로 보지는 못한다 해도 지적 호기심과 정보욕구가 왕성한 시각장애인에게 특수도서는 희망의 등불과도 같지만 막상 읽고 싶은 도서를 마음껏 선별해 읽기에는 아직 수량이나 종류가 많이 부족하다”며 특수도서 보급에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는 범정부적인 조치를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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