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장애인전용목욕탕 '누리' 전경. ⓒ박종태

전주시 내 장애인전용목욕탕 ‘누리’가 운영을 앞두고 있다.

‘누리’는 국·시비 9억 5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하 1층∼지상 1층, 건축면적 346.31㎡(104.9평)의 규모로 건립됐다.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은 전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한다.

당초 19일부터 운영될 예정이었지만, 전주장복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이용대상은 전주 거주 1~2급 장애인이다. 중증장애인의 목욕을 보조할 보호자, 활동보조인, 요양보호사, 자원봉사자 등도 동행할 수 있다.

이용료는 기본적으로 대중탕 1,000원, 가족탕 2,000원이며,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에는 대중탕은 무료, 가족탕은 1000원이다. 보호자도 1인당 1000원을 내야한다. 유의할 점은 가족탕의 경우 사전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누리는 주 4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화요일은 여성장애인, 수·목요일은 남성장애인만 이용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중증장애인들이 ‘누리’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을까? 최근 운영 준비에 한창인 ‘누리’를 찾아 점검해 봤다.

누리 내부를 살펴보면 프런트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블록이 너무 무분별하게 많이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화장실은 가족탕 옆에 남녀로 구분돼 있고, 목욕탕 안에 남녀공용으로 마련돼 있다.

가족탕 옆 남성, 여성화장실의 출입문은 모두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편한 터치식자동문이다.

반면 내부는 공간이 좁은데도 불구하고, 세면대 손잡이가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의 용변기 접근 불편을 초래하고 있었다. ‘올렸다, 내렸다’하는 가동식으로 교체하면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용변기 등받이와 비상호출버튼은 없었다.

목욕탕 안 화장실은 방문했을 때 출입문이 없었다. 전주장복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자바라로 설치될 예정인데,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이용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용변기 자동 물 내림 센터 또는 손·발로 눌러 물을 내리는 세정장치, 비상호출버튼이 없었다.

탈의실과 가족목욕탕, 일반목욕탕이 좁아 보였다. 하지만 전주장복 관계자는 가족목욕탕 2명, 일반 목욕탕 15명의 장애인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점자블록이 너무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어 휠체어장애인들의 이동을 방해한다. ⓒ박종태

가족목욕탕 옆 남성화장실 내부. 비상호출버튼, 용변기 등받이가 없다. 출입문은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도 이용하기 편한 터치식 자동문이다. ⓒ박종태

일반목욕탕 내 남녀공용화장실에는 자동 물 내림 쎈서 또는 손발로 눌려 물을 내리는 세정장치가 없다. 비상호출버튼도 없다. ⓒ박종태

가족목욕탕 내부 모습. 가족과 같이 이용하기에는 너무 좁아 보인다. ⓒ박종태

일반목욕탕 샤워실은 넓어 이용하기 편하다. ⓒ박종태

일반목욕탕 모습. ⓒ박종태

탈의실이 좁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해 보였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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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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