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자신의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희망의 울타리가 필요하다. 아픔과 상처로 차가워진 노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뜨끈한 아랫목 같은 곳, 기름값 걱정 없는 ‘따뜻함’이 있는 그곳!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을 찾아가 봤다.

오래전부터 우리 삶에 있어 ‘노인’은 집 안팎의 모든 일에 있어 가장 먼저 의견을 나눠야 하는 인생의 조언자이자 공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노인’이라 하면 한쪽 구석으로 떠밀려 있는 듯한 이미지부터 떠오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이런 걱정들은 더욱 날카롭게 파고들어 문득 떠오르는 광고문구가 하나 있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하지만 이런 걱정도 금세 사그라지게 만드는 따뜻한 공간이 있다. 노인들에게 아랫목같이 편안하고 따뜻한 그곳, 바로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이다.

♣ 학대 어르신의 희망울타리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9조의5제3항 규정에 의거해 인천시로부터 지정된 노인학대예방 및 상담기관으로 2004년 11월 1일 개관했다.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학대받는 노인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교육 및 홍보를 통해 노인학대를 예방하고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해 안전한 노후를 위한 지지적 환경을 조성하며 노인에 대한 차별해소와 권익향상을 위한 제도개선 등에 앞장서는데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의미를 두고 있다.

♣ 노인학대 예방과 인권보호를 위한 주요사업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학대 받는 노인들에 대한 지역사회내의 신고체계구축, 노인과 가족에게 전문적인 상담 및 서비스제공, 노인에게 일시 보호가 가능한 쉼터 제공이나 시설 연계, 노인학대 심각성 고취 및 예방을 위한 홍보, 노인학대의 이해와 체계적인 사례관리를 위한 교육 및 조사연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상담사업=긴급전화 1577-1389는 전국 어디서나 연중 24시간 운영된다. 노인학대를 예방하고 수시로 신고를 받을 수 있도록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전국적으로 통일된 번호로 24시간동안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노인학대 의심사례에 대한 현장조사 실시, 피해노인 및 학대행위자 상담, 응급보호 조치, 피해노인 및 학대행위자를 위한 서비스 연계 및 제공, 사후관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

▲ 홍보사업=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배너와 이메일을 활용한 인터넷 홍보와 캠페인 및 사진전을 연 12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 교육사업=노인학대의 이해와 예방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노인복지회관 ‘경로당 여가·문화 보급사업’과 협력해 인천지역 경로당 이용 어르신을 대상으로 연 48회에 걸쳐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노인학대지킴이사업=노인학대를 예방하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정상화 도모를 위해 상담지킴이와 홍보지킴이가 활동 중이다. 홍보지킴이는 노인인식개선을 주제로 한 인형극을 어린이집, 유치원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상담지킴이는 피학대노인가정을 방문해 말벗·정서지지 서비스를 지원해 노인 심신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 메트로엔젤사업=일반인들의 이동이 잦은 지하철에서 노인학대예방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노인학대의 위험성을 알리는데 목적이 있는 사업으로 인천시에 거주하는 노인 90명이 인천지하철 9개역에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조사연구사업, 일시보호실 통한 은빛쉼터사업, 대외협력사업, 지역사회연계망 구축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이 노인이 편한 세상

정희남 /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장

“노인이 편한 세상은 연금이 얼마 나오고 무료로 지원받을 것들이 많으냐가 아닙니다. 진정 노인이 편한 세상은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때를 의미합니다.”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 개관부터 지역 노인의 애환을 어루만지고 있는 정희남 관장은 사회적 약자인 노인을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노인인구의 증가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가족의 대책 없는 부양부담 증가가 문제가 됩니다. 노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전락되는 현실이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노인은 무기력한 존재가 아닌 젊은이에게 없는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노인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 적성에 맞는 노인일자리 등을 발굴하는 일에 초점을 둬야만 합니다.”

정 관장은 사회연장자로서 차별적 우대를 노인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즉 노인이 혼자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먹더라도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사례가 있습니다. 3층 건물에 1층에서 혼자 거주를 하시며 끼니를 챙기지 못해 파지를 주우시던 어르신이 며칠째 보이지 않아 도움을 주던 이웃이 이상하게 여기고 집으로 찾아가 봤다고 합니다. 찾아가 보니 어르신은 발을 다쳐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각종 쓰레기와 오물 속에서 치료하지 못한 발은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은 남이 아닌 아들과 며느리였지만 치료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본 기관의 도움으로 어르신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다리를 자르는 수술 후유증으로 2개월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정 관장은 기관에 접수된 사례 중 최초로 돌아가신 어르신이라 더욱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는 매년 노인인권연극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 관장은 올해 연극제 주제인 ‘어르신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미래를 봅니다’라는 주제를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 노인의 상처와 외로움이 바로 미래의 노인이 됐을 때 겪게 되는 나의 상황이자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작지만 그분들을 위해 베푼 조그만 배려가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저희 기관은 2010마스터플랜 중 마지막 5단계인 종합상담솔루션을 구축 중입니다. 학대피해 노인 뿐 아니라 가해자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가족 치료적 접근을 통해 종합적인 상담이 이뤄져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가해자에 대한 약물치료 및 정신치료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자활할 수 있는 연계자로서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우리 기관의 목표입니다.”

“필드에서의 사회복지 업무, 이제는 자기개발부터”

방춘규 /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 홍보교육팀장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의 초창기 멤버인 방춘규 홍보교육팀장은 학교에서 배웠던 사회복지와 현장에서 직접 뛰는 사회복지 업무의 차이점을 느꼈다고 했다.

“많은 학교에서 현장에 걸맞는 교육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장에 투입돼 느끼는 전문가로서의 괴리감을 없애기 위해 지금도 저는 자기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방 팀장은 처음 노인학대에 대한 부분을 접하면서 미개척 분야이며 앞선 연구와 선배가 없는 상황이라 힘든 점도 많았다고 했다. 그래서 제도적·정책적으로 개선돼야 할 점을 찾고 학대전문상담원이 되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교육을 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에게는 건강, 재산, 고부갈등, 부부갈등 등 종합적인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곤 합니다. 이제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드리기 위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최근 노인 자살에 대한 상담이 부쩍 늘자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은 새로운 분야인 만큼 직원들의 교육에 더욱 힘쓰고 있다고 했다. 사업 방향을 잡기 위해 조직개편도 시도했고 체계적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는 것.

“능력개발은 필수적입니다. 저희 기관에서 세운 2010년 마스터플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늘 노력하겠습니다. 또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노인종합상담센터가 생기는 것입니다. 자살이나 인권문제, 사기피해 등 어떤 학대유형에 대해서도 상담이 이뤄지는 곳이 필요합니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히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의 몫입니다.”

상담을 원하는 노인 중에는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정신분열과 우울증 등을 겪는 노인은 보통 30~40년을 혼자 살아온 여성과 같은 상황이라고. 또한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알지 못해 장애등급을 받지 못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방 팀장은 도움을 드린 분들이 너무 감사해 하며 연락이 올 때 바쁜 생활 속에서 활력소를 얻는다고 했다.

“마음을 열고 노인분들을 봐야합니다. 여러분이 노인을 마냥 멀리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야 말로 노인이 진정 행복한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인천광역시노인보호전문기관

전화: 032-426-8792~3

팩스: 032-426-8794

홈페이지: www.ic1389.or.kr

장애인생활신문 황혜선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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