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장애인계의 핫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장애인연금제도일 것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장애인연금제 도입요구는 노무현 정부를 거쳐 이명박 정부까지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러나 지난 정부와 다른 것은 정부법률안까지 나오고, 2010년 7월부터 실시하겠다는 구체적인 스케줄까지 제시되고 있어 그 시행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계는 사상 최대의 대규모 정부규탄 집회를 서울 도심에서 열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자그만치 1만1천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여성장애인연합 등 국내 대표 장애인단체 회장들은 오는 11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장애인연금 확보를 위한 결의대회를 대규모 집회로 개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장애인연금을 실시하겠다는데도 장애인계는 여전히 이에 불만을 가지고 오히려 그전보다 더 강력하게 분노의 의사를 드러내고 있으니, 이는 어찌된 일인지 그 내막을 모르는 일반국민들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뿐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 정부의 장애인연금제도 실시가 이름만 바꾼 속빈 강정의 내용이라는 점에서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장애인연금의 수준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15만원, 차상위계층은 14만원, 신규 차차상위계층은 9만원으로 정해진 것은 사실상 장애수당을 받는 현행제도와의 차별성이 거의 없는 명칭만 바꿔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결국 눈가리고 아웅 하는 기만적인 장애인연금제도 도입이라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또한 최근 국회에 제출된 2010년 정부 장애인예산안이 증액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300억원이 축소된 사실, 이외에도 월 20만원 수준의 열악한 중증장애인일자리사업의 실정, 중증장애인 더블카운터 제도 도입으로 인해 장애인고용촉진기금 고갈이 우려되지만 정부 출연금은 겨우 2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 등등, 정부의 무책임한 장애인정책 추진에 장애인계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단체 회장들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5천명,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3천명, 한국농아인협회 1천명, 기타 장애인단체 2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정부 규탄집회를 결의한 것이다. 이들은 장애인연금 2천억원 추가, 장애인일자리사업 4천억원 추가, LPG지원사업 1천100억원 추가, 장애인 하이패스 단말기 보조금 2천억원 확보, 장애인고용촉진기금 국가보조 900억원 보장 등 총 1조원의 장애인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천명하고 있다.

결국 실질적인 장애인복지는 실질적인 예산확보 없이는 허울뿐이라는 점을 우리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복지의 질을 높이는 것은 사실상 장애인의 인권보장을 그만큼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즉 인권과 복지는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복지가 잘 되어 있으면 그만큼 인권보장이 잘 되어 있는 것이고, 인권보장이 잘 되는 사회는 복지도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장애인단체 행사에 참석하여 “어느 나라가 선진국이냐 아니냐 하는 것의 결정적인 기준의 하나가 장애인 정책”이라고 하였고,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도 “장애인이 행복해야 선진사회”라고까지 언급하고 있다. 정부는 머리로는 장애인복지를 말하지만, 실천하는 몸짓은 인색하기 짝이 없다. 예산확보 없는 복지는 장애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전국 장애인단체들이 단합하여 1만명이 넘는 규모의 정부 규탄대회를 여는 것은 장애인운동 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다. 현 정부는 몹시 화가 나 있는 장애인들의 민심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들은 아니 우리 모두는 인권보장과 복지는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닌 돈이 든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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