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발달장애인을 지도하는 특수교사이다. 초임부터 장애학생의 직업교육에 관심을 갖고 방학을 하면 서울에 있는 직업재활기관을 찾아다니며 재활의 실상을 보며 배우기를 했다. 15년이 넘어 호된 병마와의 씨름에서 이겨내고는 다시 살아난 기쁨에 진정 하고 싶은 직업교육에 첫 발을 내딛었다.

특수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바를 알게 된 것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학생을 처음으로 사회에 내보내어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일 년 정도 지났을 때이다. 진호는 가출하신 어머니, 술로 생활하는 아버지, 연로하지만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할머니와 지내며 의복이 더럽고 팔꿈치와 목에는 때가 센티로 앉았다. 진호는 자폐성 장애로 겪는 어려움이 있어 직업생활을 하는데 주변 동료를 당황하게 한 적이 셀 수 없었으나 일 년이 지나 사후지도를 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 나에게 보여준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깍듯하게 인사하는 그의 복장은 단정했고, 식사 후 나에게 마실 차를 권하며 동료들과 같이 하는 모습에 이것이 꿈이 아니기를 바랐다. 진호가 변화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에서 그 동안 공들여온 통합교육에 기초한 직업전환교육의 결과인 것이다.

10년 정도 직업재활에 몰두하면서 어려운 일은 산 넘어 산이었다. 능력과 적성을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직업훈련 실시, 장애 특성과 적성에 맞는 사업체 개발, 현장실습, 지원고용, 사후지도 등 그 산은 높고 험준하여 나에게 한계에 봉착하게 하였고 끝없는 시련을 주었으나 지금까지 산을 탓하고 되돌아 내려오지 않았고 정상에 도달하여 멀리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움에 땀을 식힐 수 있었다. 도전정신을 길러주었고 달고 맛있는 열매를 수확할 수 있었다. 달콤한 열매란 장애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아 사회인으로 살아가며 일한만큼 월급을 받아 저축하고 사용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과 적성에 맞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것과 사회통합을 이루면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 속에 살아남기 위해 고초를 겪으면서 9년 근속을 하여 기술자로 성장하기도 하고 어여쁜 색시를 만나 결혼을 하여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열매는 얼마나 맛있는지 먹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도 성공할 수 있다. 성공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아가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알고 더 할 수 있는 것을 다소 어려운 이들에게 나누어 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능력을 발휘하면서 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날로 늘어나면서 사회 속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 당연히 우수하다. 취업하여 1~2년까지는 적응하느라 수차례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 시간이 지나면 하나같이 나에게 들려주는 말은 “이들을 누가 장애인이라고 하겠는가!”라는 우리 모두가 희망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해내면서 인식을 개선시키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로써 우리 아이들도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지원이 없었던 시절에도 현장실습을 이루어냈는데 이제는 사업주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비록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점차 개선되리라 기대한다. 사회의 인식 또한 희망적이다. 내가 만난 사업주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남달랐다. 아니, 어쩌면 그런 사업주가 평범한 것임에도 만나지 못하여 남달랐다고 할지 모른다. 거의 모든 분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동정과 봉사가 아닌 동료였다. 학교는 관리자, 교사, 학생, 부모가 상호 협조하면서 고민을 하고 문제를 극복한다. 장애학생의 진로 및 직업교육에 중요성을 절감하고 추진하는 모습에 아이들의 미래는 매우 밝다.

국가, 지역사회, 학교, 학부모가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할 때 우리 아이들은 제 능력을 돋보이며 활기차게 삶의 터전을 일굴 수 있다. 그 변화하는 모습이 밝은 햇살에 안개가 걷히듯 보이며 행복하게 웃는 웃음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들릴 것을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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