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생활신문 황혜선 기자. ⓒ장애인생활신문

“황혜선 기자님 계십니까?”

매주 월요일마다 기자에게 전화를 하는 김 씨는 강화도에 사는 지적-지체-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2급 장애인이다. 벌써 6개월 째 안부를 묻는 김 씨는 법률적인 지원을 받고 싶어 한다. 법률구제공단이니 무료 법률 상담이니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김 씨처럼 기초생활수급권자라도 무료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기자는 몇 달간 김 씨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무료 법률 상담을 받을 만한 곳을 추천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는 번번이 거절을 당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김 씨는 30년 전 박정희 정권 시절, 장애인 등록을 하지 않았던 시절,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군대에 가야만 했다. 군대생활을 하면서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구타를 당했고 그때 받은 육체적-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참다못한 김 씨는 중대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100만원 주면 제대를 시켜주겠다는 그의 말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국 그 아픔을 고스란히 받고서야 김 씨는 제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대를 한 후에도 김 씨를 괴롭히는 것은 그때 당시의 아픈 기억이다.

김 씨처럼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사기를 당하는 장애인이 많다. 기자도 취재를 다니며 안타까운 사연을 구구절절이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연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하고 해결책도 찾아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언젠가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보편화되고 편의시설과 이동권이 완벽히 보장되는 날이 온다면 기자가 안타까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도움을 받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장애인생활신문 황혜선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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