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실 인천광역시교육위원회 교육위원. ⓒ장애인생활신문

요즘처럼 삶이 가파르고 국내외 정세의 빠른 변화에 정신없이 살면서, 왜 이렇게 부산하게 살아야 하는지 가끔은 물어보고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더불어 자신만이 가졌던 그분에 대한 생각의 바뀜과 더불어 시시각각으로 보이지 않게 불안감을 조여 주는 북한의 전략적인 미사일 보도는 시민사회에 내일에 대한 불확실한 삶을 갖게끔 한다.

내일이 기약되지 않는 오늘에도 행복한 삶이 막연히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만 앞서간다. 어쩌면 늘 자주 웃도록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다 보면 행복해진다는 말처럼 말이다. 물론 늘 기뻐하며 실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크게 기뻐할 만한 꺼리가 없으면서 마냥 웃으며 기뻐할 수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현실 상황이 그렇지 않아도 막연한 기대에서 자신보다 바로 옆에 있는, 더욱 가까이 있는 많은 분께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노력할 수 있는 자신이 있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그렇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장애인이 불편한 몸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오늘 아침 조간에 비친 혜광학교 선생님과 학생 간에 진한 사랑을 느끼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이제까지 본 적도 없지만, 단지 듣고 만져보고 열심히 노력해서 찰흙으로 자동차를 만드는 시각장애학생에서 또 다른 시도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자동차를 직접 본 적은 없는 시각장애학생들이 미끈미끈한 찰흙으로 만든 자동차를 만져보며 느끼거나, 손으로 만지도록 하여 자동차를 알 수 있도록 하는 모습들이 비춰졌다. 그 모습은 그들만의 무수한 시행착오가 또 다른 열정으로 그들만의 학습세계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진정 행복(?)해 보였다.

지금처럼 대중교통과 수많은 교통수단이 발전된 시절이 아닌 지난 1937년, 중증장애인 헬렌 켈러가 한국을 찾았을 때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그의 경이로운 생활에 관심을 뒀을까? 신체적 차이가 능력적 차별로 여겨지는 편견 속에 살아야 했던 고통 속에서도 헬렌 켈러는 불가능을 실현할 수 있는 의지와 ‘할 수 있다’라는 희망 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었기에 세상이 아름다웠을 것이다.

바로 옆, 바로 그 사람들을 위한 배려와 작은 행복을 위한 노력이 있는 세상이야 말로 행복한 사회, 더불어 사는 우리 사회의 참 모습이다.

작은 사랑이 쌓이고 거듭 모여서 그 누구도 작다고 할 수 없는 큰 사랑으로 나올 수 있고, 소중한 배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보이지 않도록 모두가 그늘진 곳을 한 번쯤 돌아볼 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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