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장애인생활신문

지난 9년간 쉼 없이 달려온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를 방문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인정되는 통합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2000년 12월 공익활동을 위해 창립돼 지난 9년간 장애인의 복지증진과 권익향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연구소는 매년 장애현안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장애우대학 운영과 활동보조인양성교육, 장애우인권센터, 성(性)-가정폭력상담센터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활동보조인 양성교육 장애체험시간. ⓒ장애인생활신문

♣장애우인권센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노동, 교육, 소비자권리 영역에서 차별을 당하는 장애인들의 권익옹호와 사회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설치·운영하고 있다. 인권상담을 전제로 한 차별사례 대응과 차별에 대한 시정, 의견서, 진정서 제출을 통한 실질적 권리구제, 각종 생활정보와 법률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인권센터에서는 지역 장애인들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는지 조사하고, 차별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하는 지역인권전도사를 양성하고 있다. 또한 인권상담-조사위원의 양성을 위한 인권아카데미 교육도 매년 꾸준하게 실시하고 있다.

♣장애우대학

장애우대학은 장애복지지도자 및 자원활동가 양성을 목적으로 지난 2001년부터 연구소에서 설치,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복지 및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는 자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매년 8월부터 4개월 동안 진행되는 체계적인 강의와 각종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활동가로 거듭나게 된다.

또 장애우대학을 수료한 450여명의 수료생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MT를 통해 사회통합과 장애복지 실천가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아름다운 동행. ⓒ장애인생활신문

♣활동보조인 양성교육

활동보조 지원사업은 신체적-정신적 이유로 원활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활동보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증진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활동보조인 교육은 신규교육과 보수교육으로 나뉘어 이뤄지고 있으며 학력 제한 없이 만 18세 이상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활동보조가 가능한 자로 활동보조 서비스 제공기간에서 추천을 받은 자가 참가할 수 있다.

♣ 성(性)·가정폭력 상담센터

차별과 편견으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여성장애인 성폭력·가정폭력 문제를 전문적으로 지원해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피해예방, 근절을 위해 진행되는 상담센터는 올해 신규 사업이다. 여성장애인 피해자에게 필요한 의료, 법률, 보호시설, 사회복지 등을 무료로 지원한다.

주요 활동으로는 여성장애인 특성에 맞는 상담지원 활동, 인권옹호 활동, 폭력예방과 근절 활동이 있으며, 성폭력 피해 장애여성을 위한 상담 및 지원활동과 피해자를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장애여성 인권향상을 위한 연구 및 정책 활동도 하고 있다.

♣찾아가는 장애체험학교

연구소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꾸준히 다양한 인식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중학교 장애체험 순회교육 및 장애우인권학교는 어린시절부터 장애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직접 휠체어를 타고 안대로 눈을 가리고 걸으며 시각장애인의 고통을 체험한다. 또한 인천지역 15개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내 인권교육, 교실 속 장애체험, 1박2일의 장애·비장애 학생 통합캠프와 같은 심화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평생교육센터

연구소는 지난 2008년부터 장애인들의 평생교육에 관심을 갖고 장애우평생교육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정보화교육 및 건강웃음강사 2급 과정을 실시한 바 있으며, 향후 한글교실 및 공예, 컴퓨터 등의 취미교실을 개설해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꿈이 있는 아름다운 동행

지역 중증재가장애인들을 밖으로 불러내 평소 동경하던 문화유적지, 근대화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주요 산업시설들을 방문해 눈으로 직접 봄으로써 평소 서운해하던 마음을 위로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주며 떠나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김문기 이사장 인터뷰 “진정한 복지란 나눔!”

김문기 이사장 인터뷰. ⓒ장애인생활신문

“진정한 복지란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모두가 작은 나눔을 실천한다면 훌륭한 장애복지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5일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문기 이사장은 그동안 누구보다 장애인 곁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지난 8년간 연구소 부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연구소와 동고동락했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전임 이사장과 함께 이제껏 이뤄 놓은 바탕을 밑거름 삼아 장애복지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며 장애가족들을 위한 실질적인 것들을 얻기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김 이사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는 연구소에 더욱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했다. 특히 올해 장애가족과 함께 ‘1,500년 백제문화의 숨결을 찾아서’란 슬로건을 내건 꿈이 있는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통합사회를 이루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여성장애인에 대한 인권보호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인천에는 아직까지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적 차별 요소를 갖고 어려움을 당하는 분들을 위한 쉼터가 없습니다. 올해 신규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성폭력·가정폭력상담센터 사업을 잘 진행해나감은 물론 쉼터사업을 추진해 여성장애인들의 권익보호와 인권향상을 위해 더 큰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김 이사장은 많은 부분 나아졌지만 곳곳에서 일어나는 장애인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장애인식개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각 학교와 기관에 매년 일정시간 이상의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을 통해 장애인들은 나의 이웃이며 가족임을 일깨워줌으로써 더 이상 장애인이 시혜나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김 이사장은 훌륭한 장애복지를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흔히 생각하는 물질 뿐 아니라 시간도 생각도 함께 나눔으로써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에게 삶의 용기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또 자원봉사를 통해 시간과 생각을 나눌 기회가 연구소에 마련돼 있음을 강조하고 많은 분들의 동참을 기다린다고 했다.

“장애인들의 풍천노숙의 투쟁을 통해 장차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적지 않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말이 있듯 당당히 사회로 나와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십시오. 모든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당당한 권리를 누리는 그날까지 저희 연구소가 늘 함께 하겠습니다.”

김호일 교육팀장 “통합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김호일 교육팀장. ⓒ장애인생활신문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학원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아동교육현장에서 꾸준히 일하며 사회복지와 인연을 맺고 있었던 김호일 팀장은 한국미술교육연구소 사무국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05년 인천장애인부모회 소속 그룹홈과 남동장애인복지관에서 미술치료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서 장애복지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미술치료 자원봉사활동을 계기로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인연을 맺고 연구소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다 2007년부터 아예 연구소에 상근직원으로 근무를 하게 됐어요. 지금은 교육팀에서 활동보조인 양성교육과 장애우대학, 초 · 중학교 장애인식개선교육 등 교육 분야의 전반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죠.”

김 팀장이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편지나 메일 등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글들을 받을 때라고. “연구소를 통해, 또 저를 통해 새로운 꿈을 꾸며 무엇인가 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장애인 분들을 보면 그렇게 가슴이 찡할 수가 없어요. 앞으로도 더욱 많은 분들이 의지를 갖고 희망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김 팀장은 꿈이 있는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장애를 딛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한 장애인을 떠올렸다.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6년 만의 외출로 다시 사회에 나서게 됐다는 그분은 이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진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며 다른 장애인들에게도 희망을 심어주겠다고 했다.

“제 자신이 비장애인이라는 점이 가장 힘듭니다.” 김 팀장은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비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속마음까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장애인이 많아 힘들다고 했다.

앞으로 김 팀장은 장애인을 위해 다방면으로 많은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우선 장애인들의 교육권 확대를 위해 늘 노력할 겁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교육의 의무를 더 이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배제돼서는 안되니까요.”

또한 동구에 위치한 어린이 교통공원을 ‘장애체험공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동구청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매번 학교를 찾아가는 장애인식개선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진행 중인 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잘 진행돼 누구든지 공원을 방문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장애를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기를 바랐다.

“장애인식교육을 통해 많은 부분 개선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차별을 없애고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풍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더욱 많은 기관과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함께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애인생활신문 황혜선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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