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수화통역센터 김경옥 과장. ⓒ장애인생활신문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는 한동안 잊고 있던 나의 무심함 속에 일요일 아침 한편의 동영상은 나에게 무슨 계시처럼 다가왔습니다. 정확한 제목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딕과 릭의 이야기라고 해야겠어요. 딕은 아버지이고 릭은 아들입니다. 릭은 태어나면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성마비가 되었고 의사는 아이를 포기하라고 하였지만 그 부모는 아들을 포기할 수 없어 집으로 돌아와 아들을 보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이 자라서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었고 아이는 "달리다. 달리고 싶다"라는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이글을 보고 바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휠체어에 앉히고 그것을 밀고 달리는 거지요. 그렇게 달리기 시작한 아들은 "달리는 동안 내 몸의 장애가 없어진 것 같아요"라고 말을 합니다. 그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아들은 그 이후 또 다른 꿈을 이야기 합니다. 철인3종경기의 도전을 말이지요. 아버지는 수영도 할 줄 모르고 자전거도 너무 오래 전에 타보았지만 아들과 함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버지 허리에 묶은 보트에 누워 있거나, 자전거에 휠체어에 앉아 있는 것 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아들과 함께 달립니다. 그렇게 6000KM의 미국대륙을 횡단하기도 합니다.

아들은 말합니다. "아버지는 내 날개 아래를 바쳐주는 바람입니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할 수 없었다"고. 아버지는 말합니다. "네가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부자는 달리기를 계속합니다.

저는 지금 장애인단체에 일하고 있지만 장애는 저와는 먼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작년 말 쌍둥이 조카 중 한 아이가 죽을 고비를 이기고 살아난 정말 사랑스런 조카에게 장애가 생겼습니다.

수시로 일어나는 경련으로 온 가족이 그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학교 선생님은 아이를 부담스러워하고요. 쌍둥이 동생아이는 그런 언니를 돌보는 책임을 가져야 하고요. 쌍둥이 동생은 이런 언니 탓에 본인이 소외되었다고 생각하고 자기도 아프다고 어리광을 부립니다. 가슴 아픈 일이지요. 가족들의 관심이 모두 아픈 아이에게로 가있으니 말이지요. 아무리 사랑한다하고 안아주고 마음을 주어도 상처 난 마음이 치료는 안되나 봅니다. 자기도 어리니까요. 이 아이 또한 마음에 장애를 가지면 어쩌나 너무도 걱정이 됩니다. 더 많은 사랑을 주어야겠지요.

저희 가족은 모두 아이의 상태에 따라 울었다 웃었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병원에 입원중입니다.

같은 병이라도 아이에 따라 그 상태가 달라지는 것은 알지만 하루에서 수차례 하는 경련은 처음 보는 사람은 두렵고 아이는 지치기 일수입니다. 아이는 약에 따라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력적이 되었다가 마구 웃기도 하였다가 합니다. 낯가림이 심해 어릴 때는 낮선 사람이 집에 오면 숨어서 나오지 않던 아이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그러다 보니 외출도 자연히 줄어들었습니다. 특별히 그 아이가 부끄러운 것은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저는 순간순간 왜 이런 일이…어떻게 이런 일이 합니다. 하지만 제일 힘든 사람은 그 아이의 부모겠지요.

보는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작년 말 저는 제 조카로 인하여 마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저의 가족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겁니다. 이 동영상을 보는 내내 저는 저의 조카 생각으로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끔은 저의 조카가 미워지기도 했었거든요. 이제 마음을 가다듬어 보렵니다. 이 아이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 해보려구요. 그 아이에게 어떤 세상을 줄 수 있는지도요. 우리 조카에게 힘을 주는 고모가 되어야겠어요.

나연아! 사랑한다~ 우리 힘내서 한번 이겨보자~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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