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임 인천시 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장애인생활신문

같은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나로서도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왜 필요한지,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조차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장애를 가진 나로서는 다른 장애를 가진 장애인도 그러리라 생각하고, 아니 당연히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의 삶을 우연히 볼 기회가 생겼고, 그들을 위해 작은 움직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알았다. 같은 장애인으로서 나만 알고 이기적인 삶을 살았구나. “움직이자!” 그러면서 이 일을 시작한지 벌써 2회가 넘어간다.

처음의 열정과는 달리 이 사회가 우리 장애인에게 얼마나 관대하지 못한지를 알았다.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오려고 하면 “위험한데…” 하면서 걱정하고 동정한다. 하지만 그 장애인이 왜 밖으로 나가려는지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아직도 장애인의 복지가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만 본다는 것이고 장애인 당사자의 관점으로는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의 결정과정에 있어 당사자인 장애인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우리 장애인 본인들이 결정하는 것보다 주변의 환경이나 사회의 구조에 맞추어가는 것이 현실이었다. 긴 세월 이런 구조적인 것들이 한순간에 허물어지지는 못하지만 서서히 이 작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는 이 사회가 변화되어 갈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장애인 당사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장애인 당사자의 적극적인 참여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 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위치를 다지고 장애인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장애인의 참다운 이야기를 하고, 장애인과 지역주민들에게 장애인복지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여 장애인에게는 ‘차별’에 대한 저항을, 주민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뜨릴 수 있는 초석을 만들어 가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장애인생활신문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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