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전경. ⓒ장애인생활신문

깔끔한 외관과 로비 카페에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장애인들, 그들의 ‘행복 버팀목’인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했다. 1층 로비에 마련된 매점에서 와플을 만들며 직업 훈련을 하는 장애학생들이 인상 깊었던 그곳은 각박해진 세상에서 느낄 수 없던 또 다른 사랑이 싹트고 있었다. <글=황혜선 기자 / 사진=박지연 기자>

♣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은?=사회복지법인 송암복지재단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복지관)은 지난 2003년 11월 1일 설립됐다. 올해로 다섯 돌을 맞는 복지관은 초대 권기학 관장의 지도하에 지역 장애인을 위한 복지를 실행하고 있다.

복지관은 장애인 복지이념을 바탕으로 장애인에 대한 각종 상담 및 의료, 교육, 사회, 심리, 직업지원, 지역복지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인식개선을 위해 홍보 및 조사연구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장애인종합복지센터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장애인의 사회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개관 이후 2004년 교육청으로부터 인천시 평생학습관으로 지정 받고, 장애인특별운송사업 순환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또한 미추홀프로그램, 소외계층 평생프로그램,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사업기관 지정 등 짧은 역사에도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이뤄내며 부평지역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인운동교실 운영 모습. ⓒ장애인생활신문

♣ 중점 사업 소개

▲ 여성장애인 평생교육대학

보건복지가족부의 여성장애인 교육사업 수행기관으로 복지관이 선정돼 진행되는 여성장애인 평생교육대학은 여성장애인의 사회참여를 목적으로 올해 신규로 진행된다. 여성장애인 30여명을 대상으로 정보화, 사진, 이미지 메이킹 등의 교양교육을 실시하고, 프레스플라워, 네일아트, 독서지도사 전문 과정을 교육한다. 이 사업의 경우 만 20세 이상의 여성 지체장애인이면 참여가 가능하다.

▲ 여성장애인 사회진출 및 고충 상담

전국에서 4개소를 선정해 실시되는 여성부 지원 여성장애인 사회진출 및 고충 상담 사업 또한 올해 신규로 진행된다. 여성장애인의 가정은 물론 사회생활 전반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고충을 상담하고 해결하는 상담센터는 지역 여성 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보여진다.

▲ 미숙아 지원사업

‘열 개의 손길이 키워가는 작은 꿈 하나’라는 슬로건을 내건 미숙아 지원은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 사업의 일환으로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하는 미숙아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부모교육과 가족야유회, 가족캠프 등을 통해 보호자에게 전문적인 육아지식을 전달하고 가족지지 체계를 강화해 장애를 최소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 다양한 연령을 겨냥한 복지 서비스

복지관은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각 팀별로 나눠 실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힘쓰고 있다.

아동 프로그램으로는 취학준비만을 비롯해 연 4회 현장체험학습,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지적·자폐성 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활동, 계절학교, 캠프, 체육활동 등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의사소통 기술들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소아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지속적인 재활 여건도 마련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등산동아리, 그룹홈, 청소년난타, 메트라이프 댄스 테라피, 성인인지훈련 등 청소년기에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성인프로그램으로 수영교실, 성인요가교실, 바둑교실, 성인풍물, 공예활동, 시네마 천국 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시에 작업치료, 물리치료 등 재활훈련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특별프로그램으로 효과적인 부모역할 훈련을 일깨워주는 PET교육, 모아애착증진프로그램, 가족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또한 저소득장애인을 대상으로 밑반찬, 김장, 생활물품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뷰티케어 서비스, 주거환경개선, 문화여가지원, 활동보조지원사업 등이 이뤄지고 있다.

“장애인은 시혜 대상이 아닌 한 인격체”

권기학/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권기학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장애인생활신문

“늘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지역 장애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지 늘 고민한다는 권기학 관장은 오랜 사회복지 분야에서의 경력만큼이나 여유로운 미소로 장애인복지에 대해 한 가지씩 꼬집었다.

권 관장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로 장애인식개선을 강조했다. 장애인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식하고 그 사람을 존중해주는 사회야 말로 장애인이 진정 원하는 사회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동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는 권 관장은 그들의 편의시설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함께 일을 해본적도 있는 저는 각종 편의시설의 필요성을 몸소 체험한 바 있습니다. 건물신축 시 약자들이 이용하고 활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시공사와 건축주가 세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30여년을 인천시 공무원으로 재직한 권 관장은 행정부서에서 일할 때와 복지분야 일선에서 일할 때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 “공무원과 사회복지 현장과의 생각의 차이가 서로 많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 행정적 제도와 규정으로 체계성이 잡혀 있는 부서와 그것들로 설명할 수 없는 사회복지 현장은 많이 다릅니다. 저는 그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또한 권 관장은 여러 기관과 기업체가 장애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여러 기업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체가 앞으로 더욱 성숙된 봉사활동과 진심어린 마음으로 지역 재가장애인을 돕는 일에 앞장서줬으면 합니다.”

올해 다양한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권 관장은 특히 여성장애인 평생교육대학과 여성장애인 사회진출 및 고충상담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장애인복지관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이 된 만큼 장애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복지서비스를 펼칠 것이라 강조했다.

“인천시장애인복지관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노력했던 부분들이 장애인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진행으로 나타나 무척 뿌듯합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1억 원을 후원받아 지역장애인들의 불편했던 주방, 문턱, 도배, 집수리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비 보조금이 아직 부족하고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기부문화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권 관장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5년의 복지원동력 50년 복지실현이란 모토로 올해도 우리 복지관은 지역 장애인복지를 위해 더욱 힘쓸 것입니다. 장애인 문화여가활동, 수준 높은 장애인 직업훈련과 취업 연계 등 다양한 분야로 장애인을 돕고 싶은 것이 제 바람입니다.”

권 관장은 지역 내 장애인들에게 “어려운 경제여건이지만 모든 주위 분들은 여러분을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한 가족”임을 잊지 말고 아름다운 마음과 행복한 생각을 늘 갖기를 당부했다.

“긍정적인 마인드, 무엇이든 열심히!”

김희정 지역복지팀 사회복지사

김희정 지역복지팀 사회복지사. ⓒ장애인생활신문

우렁찬 목소리와 더불어 매사 긍정적인 마인드로 일을 하고 있다는 김희정(31) 씨는 부평장애인종합복지관의 스마일 마스코트. 그녀는 항상 웃는 얼굴로 이용자들이 진정한 사회복지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패션과 파워(Passion & Power)는 제게 힘을 주는 단어예요. 능력의 부족함을 스스로 느끼고 딜레마에 빠질 때 마음을 가다듬는 순간에도 떠오르는 단어죠. 제 성격이 차분하고 온화한 편은 아니라 힘들고 지칠 때는 이 두 단어에 대해 생각하고 소리를 지르고 나면 왠지 모르게 능력이 향상되는 것 같거든요.”

어려서부터 소외된 것들에 대한 관심이 유달리 많았던 김 씨는 자유롭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사회복지사의 길을 선택했다.

“저는 장애가 장애가 아닌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사회복지사가 되어 주변의 어려운 일들, 소외된 분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거죠.”

지역복지팀에서 활동보조지원사업과 자원봉사자를 담당하고 있는 김 씨는 아직 사회복지 분야의 미흡한 점도 느끼고 있다. 활동보조지원사업의 경우 각 기관마다 다양한 관리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통일성이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 시작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이 사업이 안정되고 전문화됐으면 더욱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회복지 일을 하며 가장 보람된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김 씨는 “항상”이라고 대답했다. “저의 작은 관심과 발걸음으로 이용자분들이 삶의 의미를 다시금 찾을 때 느끼는 기분이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거예요. 일이 많아 야근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저로 인해 기뻐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힘이 납니다.”

김 씨는 사회복지사를 위한 복지도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직업 특성상 누군가에게 사회복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만 있지 정작 자신들의 복지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김 씨는 사회복지사를 위한 보육시설이 생기길 희망했다.

“저는 미래엔 사회복지 가이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회복지가 생활화 되어가는 사람들을 이끌어주고 자질을 향상시키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우리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 분들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장애인생활신문 황혜선, 박지연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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