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민의원 진료실 내부. ⓒ박종태

경기도 부천시의 장애인건강주치의제도 시범운영 병원 3곳에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장애인들의 이용 불편이 우려된다.

보건복지부가 총괄하고 중앙장애인보건의료센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비장애인에 비해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고 장애로 인한 2차 질환이 쉽게 발생하는 장애인들의 질환 및 2차 장애 관리율을 높여 장애인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시범운영 기간은 내년 4월까지다.

부천시에서는 연세비전의원(가정의학과), 미래신경과의원(재활의학과), 부천시민의원(응급의학과) 등 3곳에서 1~3급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일반건강관리 또는 주장애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건강관리란 1~3급 중증장애인의 만성질환관리 또는 장애관리서비스를 말하며, 주장애관리란 1~3급 지체, 뇌병변, 시각장애인의 만성질환관리 또는 장애관리서비스를 말한다.

하지만 20일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부천시지회 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김지윤 팀장과 부천시 3곳의 병원을 찾아가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3곳은 모두 건물 일부를 임대해 운영 중인데, 별도의 장애인화장실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장애인화장실이 필요한 이유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 중증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화장실과 같은 편의와 넓이로는 용변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3곳 모두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밖에도 연세비전의원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작아 수동휠체어는 이용 가능하지만, 전동휠체어로는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

김지윤 팀장은 점검 뒤 “의원에 장애인화장실이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조속한 개선이 이뤄져야 장애인들의 불편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엘리베이터도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천시민의원 직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의원의 편의시설을 둘러보고 갔다”면서도 “중증장애인이 의원을 방문하기 어려우면 직접 자택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민의원 건물에는 남녀장애인화장실이 없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연세비전의원 대기실. ⓒ박종태

연세비전의원 건물에는 남녀장애인화장실이 없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연세비전의원 건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작아 수동휠체어는 이용 가능하지만, 전동휠체어로는 이용할 수 없다. ⓒ박종태

미래신경과의원 진료 대기실. ⓒ박종태

미래신경과의원 건물에는 남녀장애인화장실이 없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입구 벽면에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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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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