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 시내버스 88번은 중증장애인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박종태

#서울에 사는 뇌병변장애 1급의 김모씨. 지하철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고 3정거장을 더 가야 회사에 출근 할 수 있다. 그런데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회사로 향한다.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반면, 버스는 요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중증장애인들이 겪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도 고양시 시내버스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일부 노선에 대해 무료 승차를 실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내버스 무료 이용 대상은 고양시 거주 1급~3급 장애인으로 본인만 해당된다. 지하철과는 다르게 보호자는 요금을 내야한다.

이용이 가능한 시내버스는 저상버스 포함 총 28대를 운행하는 명성운수 11번, 저상버스 포함 총 42대를 운행하는 고양교통 88번, 19개 마을버스 업체의 70여개 노선이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고양시가 버스회사에게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내버스무료 이용을 권고했고, 버스회사가 흔쾌히 받아 들여 10여년 동안 계속돼 오고 있다.

지역에 거주하는 한 중증장애인은 “전국에서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것 하나만은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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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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