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은 장애인일자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매년 ‘장애인일자리사업 우수참여자 체험수기’를 공모하고 있다.

2019년 공모에는 17개 시·도에서 75건의 수기가 접수됐고 심사결과 최우수상 4편, 우수상 9편 등 총 13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여덟 번째는 복지일자리(참여형) 부문 우수상 수상작 김나리 참여자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극복하다’ 이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극복하다

김나리(강원도 원주시)

저는 홀로 세 명의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남편과의 사별 후 힘들어하던 중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장애인일자리사업을 접하게 되어 2015년부터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돌보기, 건강 악화 등으로 1년가량 쉬면서 다른 일을 해 보았지만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다시 장애인일자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2년은 환경정리, 급식보조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복지관 선생님의 권유로 원주의료원 세탁보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무거운 세탁카를 끄는 것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세탁실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힘든 것이 많아 매일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매일 출근 전, 퇴근 후 울었고 복지관 선생님과도 많이 상담했으며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세 자녀의 엄마이자 가장으로 포기할 수 없어 참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의료원에서 좋게 봐주어 몇 달 뒤 검진센터 안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검진센터 안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환자들의 서류에는 알지 못하는 영어 뿐이었고 영어를 모르는 저는 매일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선생님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우기도 했고 영어부분을 휴대폰으로 찍어 그림처럼 외우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월부터는 의료원에 일자리 참여자가 1명 더 배치되어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검진센터 안내를 함께 했었고 지금은 1층에서 무인기계 안내를 맡아 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일자리에 참여하는 친구라 선배로서 많은 것을 알려주어야 해 힘들었지만 지금은 의료원에서 함께 일한다는 것에 큰 힘이 됩니다.

처음 일자리에 참여할 때는 나에 대해 많은 부족함을 느끼고 경험도 없어 하나하나 할 때 마다 힘들고 했지만 ‘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선생님들이 하는 그대로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의료원 직원과 손님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 ‘친절하고 잘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라는 칭찬의 말을 들으며 일하고 있어 매일 뿌듯함을 느낍니다.

저에게 일자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홀로 남은 힘든 시기 원동력이 된 직장입니다. 일자리를 하면서 낯가리고 예민하던 성격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영어와 전문용어를 배워 청소 뿐 만 아니라 다른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검진센터 안내 일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손님들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고 안내하는 것이 나에게도 편하고 오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느꼈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열심히, 더 열심히 일자리에 참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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