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은 장애인일자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매년 ‘장애인일자리사업 우수참여자 체험수기’를 공모하고 있다.

2019년 공모에는 17개 시·도에서 75건의 수기가 접수됐고 심사결과 최우수상 4편, 우수상 9편 등 총 13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네 번째는 특화형일자리(발달장애인요양보호사보조일자리사업)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강상미 참여자의 ‘다시 시작하는 상미의 직장생활 이야기’ 이다.

다시 시작하는 상미의 직장생활 이야기

강상미(인천광역시 동구)

처음 요양원에 가서 아프신 어르신들을 봤을 때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하셔서 이제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고 편히 쉬실 나이 인데 그러지 못하고 몸이 많이 아프신 걸 보면서 속상하기도 했다.

처음 출근했을 때는 종이에 어르신들의 성함을 다 적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르신들의 성함을 먼저 외우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적어서 외우기 시작했다. 아침에 요양원에 출근하면서 초반에는 낯설고 어렵기도 했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담당 층 실장님께서 함께 해주시며 알려주신 것 덕분에 일을 적응하기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할머니들과 쌤들과 정이 들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을 뵐 적마다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요양원 일을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점점 웃는 일도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발달장애인요양보호사 보조일자리사업에 참여하면서 시니어빌리지에서 올해로 4년째 일하고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챙기기 시작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같이 일하고 힘든 부분이 생기면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동료애도 생기고 뿌듯하다. 또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시니어빌리지에서는 어르신들 점심시간 후 우리 퇴근시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어서 아쉽게도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하게 되었지만 이동할 때는 직접 도움을 드리고 있다. 어르신들께서는 인지기능이 떨어지셔서 우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행인 건 오전에 종이접기와 미술치료가 있는데 도움이 필요하시다.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면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 어르신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된다는 것 그것이 참 신기하다. 무언가를 해드릴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아참 요즘엔 너무 지루해 하시는 어르신을 직접 산책을 시켜드린다. 그러면 그 어르신께서는 너무 고맙다고 나 덕분에 바람도 쐬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셔서 정말 좋았다.

4월 쯤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도전하기 위해 학원도 다니고 틈틈이 공부를 하며 실습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험 당일 날 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시험은 떨어지게 되었고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힘들었던 3개월 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분명한 건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다음에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존경스럽고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것 같다. 어르신들을 대할 때마다 이 일도 쉽지 않을 텐데 너무 잘 대해 주시는 것 같다. 각자 어르신들의 성향과 성격도 다 다르신데 한 분 한 분 최선을 다해 섬겨드리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신 것 같고 너무 착하시기 까지 하신 것 같다.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불평불만도 하지 않고 언제나 어르신들께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처음에 갔을 때 힘이 들어 피하려 했던 모습이 생각나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지금은 내가 해야 할 일은 찾아서 하다 보니 칭찬 받는 날도 많이 늘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선을 다해 맡겨진 일을 감당하고 어르신들에게 항상 밝은 모습으로 대해 드리며 자격증에도 다시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혼자 독립할 날을 기대하며 시니어빌리지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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