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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bnews.kr/1KRD

2018년 장애인거주시설 우수사례 수상작 연재-⑦

나눔의집 직원 김은총 ‘함께 삶의 기쁨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11-16 08:44:56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자기 삶’을 살고, 이용 장애인 개개인의 삶이 묻어나는 사람살이를 나누고자 ‘2018년 장애인거주시설 삶이 있는 이야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은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장애인 일상 속의 여가, 취미, 학교, 직장, 자립생활 등 모든 이야기를 주제로 장애인 당사자, 시설 직원이 총 82편의 사연을 공모하였으며, 그중 8편이 수상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일곱번 째는 특별상 ‘함께 삶의 기쁨을’다.


나눔세상 나눔의집 직원 김은총

세진(가명) 씨 소개
나눔의 꽃 청춘 세진 씨는 올해 24살 아가씨입니다. 여느 20대처럼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들을 좋아합니다. 뜨개질하기, 비즈로 팔찌 만들기, 색종이로 하트 접기….

모두 세진 씨가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세진 씨는 종종 자신이 만든 작품을 선물하기도 하는데 나누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들어가며
요즘 세진 씨의 소소한 즐거움은 바로 한지공예입니다. 월요일마다 평생학습관에 가서 한지공예 수업을 듣습니다. 벌써 3학기 연달아 수강 중입니다. 단지 한지공예를 배우는 것만이 세진 씨의 즐거움은 아닙니다. 세진 씨를 반갑게 맞아주고 챙겨 주는 수강생 이모들을 만나는 날이라 더욱 기다려집니다.

첫 학기 수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진동아리 활동을 하는 수강생 이모가 사진전을 열게 됐다며 강사 선생님과 수강생 모두를 초대했습니다. 세진 씨도 가서 축하했습니다.

매번 전시회나 영화관람 같은 여가생활을 직원과 단둘이서 하는 때가 많았는데
이모들과 함께하니 세진 씨도 더 즐거워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작은 것이라도 구실을 찾아 세진 씨가 수강생 이모들과 함께하도록 도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이모들이 그런 세진 씨를 예뻐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반장이모와 세진 씨의 사이가 무척 좋았습니다.

종종 수업 마친 후에 맛있는 점심 사 주셨습니다.

“세진야, 김밥 같이 먹으러 가게.”
이날도 반장이모가 점심 같이하자 했습니다.
“세진야, 뭐 먹을래?”
“냉면.”
세진 씨는 냉면을 시키고 이모와 저는 돌솥비빔밥을 시켰습니다.
“순대도 2인분 시켜. 세진이 좋아하더구먼.”

이모 덕분에 점심상이 풍성합니다. 고마운 마음 조금이나마 표하고 싶어 음료수를 사기 위해 마트 다녀오겠다 했습니다.

“이모, 어떤 음료 드시겠어요?”
“나는 사이다.”
“세진 씨 같이 다녀올까요?”
직원의 말에 세진 씨가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지갑을 챙겨 가게 문을 나왔습니다.
“세진 씨가 음료 사는 거예요?”
“네.”
자신 있게 대답하고 세진 씨가 계산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먹고 마시고 나누었습니다.
식사하는 내내 이모가 말했습니다.
“세진이 센스가 있네.”
“세진이 사줬으니까 다 마셔야지.”
“세진이 음료수 사다 줘서 밥 잘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세진 씨의 모든 날이 오늘만 같아라.’
마음으로 바라고 또 바라봅니다.
오늘 나눈 밥 한 끼가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면 또 다른 무엇으로 함께 삶의 기쁨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반장이모, 같이 영화 보러 가고 싶어요.
세진 씨가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며 와서 핸드폰을 보여줍니다.
“맘마미아 보러 가요.”
“세진 씨, 혹시 영화관 같이 가고 싶은 사람 있어요?”
“반장이모 같이 가고 싶어요.”
“그러면 이모한테 먼저 연락해서 약속을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좋아요.”

반장이모에게 전화하기 전에 무슨 말을 어떻게 전할지 세진 씨와 정리했습니다.
‘여보세요. 저 세진예요. 이모 통화 가능하세요? 영화 보러 같이 가고 싶어요.’
세진 씨가 메모장에 하고 싶은 말을 적었습니다.
투박하지만 이모에게 전하고 싶은 세진 씨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자, 이제 반장이모한테 연락해 볼까요?”
“네.”
세진 씨가 스피커 폰으로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통화연결음 소리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한참 통화연결음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데 이모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안 받아요.”
세진 씨가 아쉬워했습니다.
“세진 씨, 지금 이모가 바쁘셔서 핸드폰 확인을 못 하시나 봐요. 부재중 전화로
알람이 뜰 테니까 나중에 이모가 연락하실 거예요.”
“네.”
세진 씨와 반장이모의 영화관 데이트가 이루어지길 응원해 봅니다.

반장이모 전화통화
애태움으로 반장이모의 전화를 기다리던 세진 씨,
하루가 지나서야 반장이모가 연락이 왔습니다.

“세진야, 전화를 여러 번 했었네. 날이 더운 데 잘 있냐. 나는 울산에 동생 집에 와있어서 핸드폰 확인을 잘 못 했다.”
“네. 이모, 안녕하세요.”
“그래, 어떻게 전화를 했는가?”
“이모, 영화 보러 같이 가고 싶어요.”
“무슨 영화를 언제 보러 가?”
“롯데시네마 영화관이요.”
“그래? 옆에 은총 선생 있으면 바꿔 줘봐.”


세진 씨의 전화를 이어받아 세진 씨의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세진 씨가 다음 주에 영화를 보러 가는데 누구랑 같이 가고 싶냐고 물으니까
반장이모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영화 보러 같이 가시겠어요?”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한지공예 수업 마치고 점심 먹고 영화 보면 되겠네.”
“네. 좋아요.”

세진 씨의 데이트 신청에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세진 씨와 반장이모의 영화관 데이트 기다려집니다.

미뤄진 약속
아침 일찍부터 반장이모에게 전화 연락이 왔습니다.
“은총 선생, 내가 아직 울산에 있어서 오늘 한지공예 수업도 참석 못 하겠네.
세진이랑 영화 보러 가자고 약속을 했는데 미안하게 됐어.”
행여 자신 때문에 세진 씨가 기다릴까 봐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하셨습니다.

세진 씨에게 반장이모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세진 씨, 반장이모가 아침 일찍 전화 왔어요. 울산에서 가족들이랑 모임이
있어서 아직 군산에 못 오셨데요. 영화는 다음에 보러 가자 하시네요.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세진 씨의 아쉬운 표정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내 “알겠어요.”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약속은 미뤄졌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이 사람 사이에 관계하며 함께하니 일어나는 자연스러움이니까요.

맘마미아!
무더웠던 8월을 보내고 선선한 가을, 안부 인사 물을 겸 반장이모에게 전화했습니다. 여름휴가는 잘 보냈는지, 다가오는 평생학습관 수강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세진은 내일 시간 괜찮은가? 내일 괜찮으면 점심 같이하고 영화도 보고 그러게.”
지난번 약속을 기억하고 이모가 먼저 물었습니다.
“네. 좋아요.”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했습니다. 세진 씨가 보고 싶어 하던 영화도 함께, 맘마미아!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면 ‘어머나’라는 감탄사라는데 지금이 바로 맘마미아! 입니다.

이렇게 갑작스레 찾아올 줄 몰랐는데 이모의 데이트 신청에 세진 씨는 싱글벙글합니다.

함께 삶의 기쁨을 약속 날, 군산에 가장 좋은 백화점에서 반장이모를 만났습니다.
“잘들 있었냐?”
반장이모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점심 먼저 먹으러 갔습니다.

“세진야, 뭐 먹을래? 면 요리도 있고, 돈가스도 있고, 고기도 있어. 세진은 달달한거, 고기 요리 그런 거 좋아하더구먼.”
반장이모가 세진 씨 취향을 살펴 점심 메뉴를 추천했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골라 들어간 식당은 불고기 백반집. 고급스러운 접시에 갖은 반찬과 먹음직스러운 불고기 전골까지, 푸짐한 한 상이 준비됐습니다.

식사하는 내내 반장이모는 세진 씨를 챙깁니다.
혹여 반찬이 멀어 밥 먹기가 불편하진 않을까 세진 씨 가까이에 반찬을 놓기도 하고, 부족한 음식이 있으면 살펴서 채워놓고, 이거 먹어보라 저거 먹어보라 얘기했습니다.

대접하려 했는데 오히려 대접받았습니다.
“추석 때 용돈 많이 받으면 그때 맛있는 거 사줘.”
이모의 마음이 고맙고 또 고마웠습니다.

영화관람까지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반나절이 다 지나갔습니다. 아쉽지만 이모와 인사 나누고 버스정류장을 향해 가는데 뒤에서 누가 세진 씨를 불렀습니다.

“세진야! 잠깐만! 내가 깜빡한 게 있다!”
반장이모가 다급하게 불러세우더니 가방에서 양말과 비타민, 귀여운 동전 지갑을 꺼내 세진 씨에게 건넵니다.
“오늘 만나면 줄려고 챙겨 나왔는데 깜빡하고 그냥 갈 뻔했네. 맘에 드는지 모르겠지만 신을만해. 그럼 다음에 또 봐.”
후다닥 달아나는 이모의 뒤로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습니다.

함께 삶의 기쁨을 나눌 한 사람을 만난 세진 씨는 이제 또 다른 무엇으로 함께 삶의 기쁨을 나눌까 하루하루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할 겁니다. 함께 삶의 기쁨을 나누는 삶이 곧 세진 씨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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