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복지플래너(포항지사). ⓒ국민연금공단

최근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이 장애인서비스연계사업 필요성 전파를 목적으로 ‘2017년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 우수사례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공단 19개 지사 34명의 복지플래너가 총 34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고 1·2차 심사결과 수상작으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5편, 특별상 1편 등 총 10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여섯 번째는 장려상 ‘동행: 함께하는 삶’이다.

동행: 함께하는 삶

이은미 복지플래너(포항지사)

복지플래너로 업무를 시작한지 한 달. 매일 아침 안내자 명부를 확인하고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 상담 안내 우편물을 보내는 일로 시작하는 하루가 익숙해 질 즈음 전미숙님(가명, 81세, 척추장애 5급, 기초생활수급)을 만났습니다.

읍지역에 거주하다가 한 달 전 기존주택 전세임대 지원을 받아 이사한 아파트는 외곽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부와는 다르게 집안 내부는 필요한 살림살이들만 단출하게 정리된 상태로 어르신의 검소한 생활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은 30대의 젊은 나이에 혼자되어 농사로 생계를 이어오다 연세가 드시며 고혈압, 골다공증 등의 질환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이하 기초수급자)로 등록됐습니다.

척추장애 또한 골다공증이 원인이 되었으며, 수술 후 재활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나 혼자서는 운동이 쉽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재활운동에 도움을 드리고자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방문재활사업 이야기를 드렸더니 좋아하시며 참여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사 후 이웃들과 교류가 없어 혼자지내는 시간이 많으셔서인지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듯 보였습니다.

이웃 얘기를 하자 그리운 표정을 지으며, 이사 전에는 서로 반찬도 나눠먹고, 집안일도 도움을 받곤 했는데 지금은 혼자 지내다보니 식사 준비나 청소 같은 일도 힘에 부친다고 하셨습니다.

노인장기요양제도에 대해 안내 드리자 신청하여 등급 결정은 받았으나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 그냥 지낸다고 하셨습니다. 등급 확인 후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하니 이제 한시름 놓겠다며 안도하셨습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 어르신은 자녀 이야기가 나오자 급격하게 낯빛이 어두워졌습니다. 정신장애 3급인 아들이 있으며, 현재 입원치료 중이나 9월 경 퇴원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자신도 몸이 불편하여 생활이 어려운데 이 나이에 아들까지 어찌 건사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짓는 모습에 그래도 아들과 함께 지내면 덜 외로우시지 않겠냐했더니 충동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이 두렵다하였습니다. 반가워야 할 아들과의 재회가 두려움이 되어버린 상황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와 어르신의 상황과 욕구에 맞는 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사례회의를 실시하였고, 가사활동지원, 주 사례관리 기관 선정, 재활 및 건강관리 지원을 목표로 서비스 연계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또한 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복합사례로 선정되어 서비스 위원회에 상정하였습니다.

우선, 어르신이 가장 필요로 했던 가사활동지원을 위해 노인장기요양제도 등급 확인 결과 등급 외 A판정으로 노인장기요양제도 이용은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해당 주민센터를 통하여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신청을 의뢰하였습니다.

전산을 통한 연계 신청이 가능하여 공문 발송 등의 절차 없이 신속하게 의뢰 할 수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비스 이용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후 서비스 위원회를 통하여 주 사례관리 기관으로 선정된 여성장애인복지관에서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제공기관을 연계하여 주 3회 가사활동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성장애인복지관의 사례관리를 통하여 물품지원(의류, 식료품 등), 주 1회 밑반찬 배달 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경제적 부담 및 가사활동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 연계를 통하여 방문 치매예방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적적했던 여가시간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연계된 자원봉사자가 어르신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웃과 교류할 수 있게 되었고, 낯선 환경 적응에도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활운동 및 건강관리가 필요한 어르신을 위하여 지역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연계 하였습니다. 이용자로 선정되어 정기적 방문건강관리는 물론 방문 장애인 운동교실에도 참여하며 혼자하기 어려웠던 재활운동을 정확한 방법으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연계가 진행되던 중 아들이 예상보다 빨리 퇴원하게 되었고, 서비스 위원회를 통하여 지역 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아들의 사회적응 및 장애상태 관리를 의뢰하였습니다. 다행히 아들이 의지를 가지고 참여한다 하여 이용자로 선정되었고, 퇴원 후 주간재활프로그램을 이용하며 사회적응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연계된 서비스들이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 확인 차 어르신과 통화 하였을 때, 아들의 퇴원소식에 한숨짓던 예전과는 다르게 활기찬 목소리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으며, 아들이 보건소에 다니고 있다며 자랑처럼 이야기하시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어르신께 연계된 서비스들은 조건이 맞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복지 자원들입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정보를 몰라서 혹은 신청 절차가 까다로워서 스스로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복지플래너로 업무를 하면서 이러한 부분들이 매우 안타까웠고, 그래서 방문 상담 시 하나라도 더 안내하고 참여를 이끌 수 있도록 독려하였습니다. 모든 장애인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나 자원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 개인이나 한 기관의 노력이 아닌 민, 관, 장애인, 지역사회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임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국민연금공단이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을 통하여 민, 관, 장애인, 지역사회의 협력을 도모하는 구심점으로 작용하여 더 많은 장애인들이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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