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복지플래너(부평계양지사). ⓒ국민연금공단

최근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이 장애인서비스연계사업 필요성 전파를 목적으로 ‘2017년 장애인서비스 연계지원 우수사례 공모’를 진행했다.

이번 공모에는 공단 19개 지사 34명의 복지플래너가 총 34편의 우수사례를 제출했고 1·2차 심사결과 수상작으로 최우수상 1편, 우수상 3편, 장려상 5편, 특별상 1편 등 총 10편을 선정했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세 번째는 우수상 ‘회전목마 타러 가는 길’이다.

회전목마 타러 가는 길

김진영 복지플래너(부평계양지사)

롤러코스터의 재미는 중력에 몸을 맡긴 채,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스릴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롤러코스터의 곤두박질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자신의 삶과 닮아 간다면 살려 달라는 비명을 지르게 될 것이다.

출산을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엄마는 병원 입원 전 빠른 상담이 이뤄지길 희망하였다.

“선생님! 규현(17세, 지적장애3급, 가명)이 때문에 너무 힘드네요. 방법 좀 찾아 주세요. 애가 자꾸 나가서 돌아다니고 나쁜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 말을 이제 듣질 않네요. 그리고 보시다시피 제가 애를 낳아야 합니다. 임신주수 모두 채우면 위험하다 해서 이번 주 입원을 해야 해요. 병원비도 너무 걱정되네요.”

곧 일곱 아이의 엄마가 되는 규현 엄마는 그동안 어느 누구의 방문도 원치 않았다.

도박중독과 폭력을 행사했던 남편과 헤어져 두 번째 사랑을 만나 세쌍둥이를 포함한 다섯 아이를 낳은 이야기와 현재 배우자와 혼인 신고 없이 또 아이를 낳아야 하는 엄마와 아이들의 생활은 롤러코스터가 멈춰지길 바라는 비명 소리와 닮아 있었다.

엄마는 규현이에게 도움이 될 적합한 프로그램 지원과 현재 집안의 형편을 고려한 물품지원 등의 경제적 지원 및 규현이 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 그리고 출산수술과 입원에 따른 병원비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사례회의상정과 서비스위원회 자문을 통해 서비스연계지원 계획을 세웠다.

장애심사결과에 해당하는 감면서비스 신청과 출산에 따른 출산서비스통합처리 복지서비스를 지자체로 전송 의뢰 하였다.

규현이의 문제행동에는 가족의 생계를 포함 주거·의료·신용·일자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을 고려하여 구청의 희망복지지원단으로 ‘통합 사례관리대상가구’와 ‘서비스연계대상가구’심의를 통한 적정한 서비스연계 지원을 의뢰하였다.

희망복지지원단에서는 중복서비스 배제를 위하여 동주민센터로 사례를 이관하였고 복지관에서는 사례관리대상으로 의뢰받은 규현이에 대한 진로 및 직업탐색을 위한 상담 및 바우처지원을 통해 심리상담 치료를 병행키로 하였다.

특히 발달장애인센터에서는 법률적인 자문이나 도움 요청 시 적극 검토해 주신다는 연락이 왔다.

병원 사회사업실에 엄마의 수술비 지원을 의뢰하니 지원해 줄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 출산은 질병이 아니며 한 가족에게만 집중하여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세쌍둥이 출산에 사회사업실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한 번 병원사회복지사와 통화하여 국민연금공단의 장애인서비스연계사업 안내 및 규현 엄마의 사례를 상담 드리고 싶다는 연락을 하였다. 지원거부 답변으로 마음이 쿵쾅 거리며 왠지 모를 위축감이 들었지만 서비스연계를 위하여 또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연이은 의뢰 상담에 어렵게 엄마와의 상담을 한번 진행해 보겠다는 답변과 함께 상담이 지원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힘들게 약속을 잡은 엄마와의 상담은 2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마침내 수술비와 미숙아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보건소와 연계한 미숙아지원의료비가 병원의 증명서류를 통해 지원되었다.

보건소 제출 서류 준비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통화지원을 해야했다. 출장에서 돌아온 오후 다급한 목소리로 규현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퇴원하려고 하는데 병원비가 너무 많이 나왔어요. 아기가 의료급여수급 신청이 되려면 한두달 시간이 필요하데요. 어떡하죠?”

출생신고만으로 의료수급자격이 바로 신청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청의 의료급여 자격 담당과 상담하여 인정조사가 조속히 이뤄 질 수 있도록 요청하였고 사회보장과에 의뢰하여 의료급여 환급금 처리를 신속히 도울 수 있었다.

환급금 처리 후에도 미숙아로 태어난 동생은 또 수술치료를 받아야 했다. 다시 한번 신생아괴사성장염으로 인한 중환자실 입원과 수술치료까지 병원 사회사업실의 도움으로 해결하였다.

그동안 외부에 가족의 모습이 노출 되어 지는 것을 꺼려하여 여러 차례 우편물을 받고도 양육지원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던 엄마를 설득 하여 **스타트에 연계 의뢰하였다. 상담을 통해 동생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

심리 상담센터를 다녀온 규리(동생.가명)에게 내재된 우울감과 부정적 에너지 배출을 위해 엄마와 자녀 모두 자기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한다.

아이들 때문에 힘들다 생각했는데 아이들도 같이 힘들었다 생각하니 엄마로서 정신이 번쩍 든다는 말을 하였다. **스타트에서는 가족강화프로그램으로 내년 문화체험과 함께하는 가족체험 프로그램에 우선 선정 한다는 연락이 왔다.

**스타트의 교육지원 서비스와 더불어 물품지원이 이뤄졌다. 막내에게는 기저귀와 분유가 지원되었고, 내년 입학을 앞둔 세쌍둥이 동생에게는 가방과 액체비타민 및 도서가 지원되었다. 그 외에 복지재단 및 **나눔을 통해 물품지원 경제적 도움이 진행되었다.

신규상담으로 만난 규현이 가족은 LH임대주택신청에 당첨되어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에서는 동생들에게 인지발달도움을 위한 바우처지원과 부모교육 및 학습지지원이 계속될 예정이고, **재단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한번 더 물품지원연계가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규현이는 학교 위클래스와도 협력하여 진로프로그램 참여 및 계속적인 상담을 진행키로 하였다.

“우리 애들이 참 복이 많네요. 선생님!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이런 장애인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내가 타고자 했던 롤러코스터를 포기하고 아이와 함께 회전목마를 타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릴대신 천천히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것에 만족 하며 가끔은 오버를 하며 회전목마에 앉아 아이와 함께 소리를 지르고 즐겁게 타는 요령을 터득하며 희망을 갖는 일일 것이다.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고 긍정적 힘을 주는 역할에 공공·민간의 구분이 없으며 장애로 가정과 부모역할이 힘겨운 이에게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국민연금공단 장애인서비스연계업무에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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