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회장 손영호)가 장애인에 대한 청소년의 긍정적인 인식을 일깨우기 위해 '2017 장애청소년 BestFriend'사업을 실시하고 활동사례수기를 공모했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장애청소년 Best friend로 활동하고 있는 비장애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았으며, 최종 최우수 1팀, 우수 4명(팀), 장려 15명(팀) 등 총 20명(팀)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이들의 활동사례수기를 연재한다. 여덟 번째는 김유진 학생의 활동사례수기다.

제천제일고등학교 김유진

너는 나의 꿈을 갖게 해준 베스트 프렌드야

3월 2일, 고등학교에 입학한 나는 1학년 5반이 되었습니다. 중학교때 친한 친구들과 같은 반 배정이 되지 않아 혼자 교실로 향했습니다. 교실에 들어가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는 친구가 없어 맨 뒷자석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었습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더니 갑자기 누군가의 “유진, 안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가 나를 부르지’하며 돌아보는 순간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그건 바로 중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나를 보고 반가워하며 내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나는 ◯◯이의 행동에 살짝 당황했지만 반가웠습니다. 중학교 때도 지금처럼 특수학급반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이와 같은 반에 되었지만 중학교 때 나는 ◯◯이의 베스트 프렌드는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나도 사춘기였기 때문에 내가 ◯◯이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 도움을 주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도 ◯◯이는 항상 밝고 웃음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나는 ◯◯이의 베스트 프렌드는 아니었지만 같은 반 친구니까 관심을 가져주고 웃는 얼굴로 대해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가 나에게 편지 한 장을 주었습니다. 편지 속에는 “유진이가 우리반에서 마음씨가 제일 예뻐. 고마워♡”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순간 ◯◯이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편지를 받을 만큼 잘해준것도 없는데 ◯◯이는 나에게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이에게 더 다가가 주었습니다.

잠시 중학교 2학년 때의 ◯◯이를 생각하며 고등학생이 된 ◯◯이는 변함없이 반가워 해주고 먼저 다가왔던 것입니다. ‘나를 아직 잊지 않았구나’하며 반갑게 인사를 건냈습니다. 그렇게 함께 앉아 있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특수학급 친구 ◯◯이를 도와줄 베스트 프렌드가 되고싶은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 순간 모두 얼음이 된 것처럼 잠시 정적이 흐르고 있을 때 ◯◯이가 “이 정적은 뭐지”라고 말했습니다.

순간 이제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래도 내가 ◯◯이에 대해 다른 친구들 보다는 잘 알기 때문에 잘 해낼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용기를 내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그렇게 ◯◯이와 베스트 프렌드가 되었습니다.

중학교때는 몰랐던 ◯◯이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지적장애 3급을 가진 친구라고 담당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 ◯◯이와 학교에서 점심도 먹고 ◯◯이가 좋아하는 운동도 함께 했습니다. 특히나 농구 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나 또한 농구를 좋아해 체육시간 때 마다 ◯◯이와 다른 여러 친구들과 함께 농구경기를 했습니다. 그럴 때면 ◯◯이의 얼굴엔 행복함으로 가득했습니다.

◯◯이와 베스트 프렌드로 지내면서 항상 즐겁고 신나는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는 성격이 조금 급하고 다른 친구들이 장난치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어떤 때는 과격한 행동을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행동을 옆에서 지켜보며 감당하기에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면 1학년 특수학급 선생님께 찾아가 ◯◯이의 행동을 말씀 드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시며 ◯◯이는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사춘기가 늦게 찾아온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나의 사춘기 때를 떠올리며 너무 어렵게 대하지 말고 진정한 친구로 다가가 이해하며 보듬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점점 안정을 되찾아갔습니다.

그 후 몇 달이 지나 신나는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같은 숙소를 배정받아 우린 서로에게 더 편안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수학여행에서 ◯◯이는 장기자랑에 나가게 되었는데, 평소에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조금 갑작스럽긴 했지만 ◯◯이는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자올 수 있는지 그 당당함이 부러웠습니다.

멋진 무대를 마친 ◯◯이에게 다가가 정말 멋졌다고 진심어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이는 “유진이에게 주는 선물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큰 감동을 받았으며 ‘나를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었구나.’ 생각하며 그동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한게 미안했습니다.

저에겐 꿈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꿈꿔왔던 교사라는 꿈이었습니다.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특수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이와의 베스트 프렌드를 지내며 ◯◯이로 인해 아주 큰 감동을 받았으며 그로인해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나에게 있어 특별한 친구입니다. 나의 꿈을 갖게 해준 “최고의 베스트 프렌드” ◯◯이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앞으로도 더 좋은 베스트 프렌드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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