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가 장애인 근로자 및 근로의지가 있는 장애인의 다양한 재능 역량을 계발하고, 장애인도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근로 주체임을 사회에 알려 올바른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을 위한 Talent Contest’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8회를 맞은 Talent Contest에는 운문, 산문, 사진, 컴퓨터그래픽, 광고영상/스토리보드 등 5개 부문에 총 348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작품 770점을 응모했고, 1·2차 심사를 통해 총 55점이 최종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운문, 산문 부문의 입상작 26점을 총 10회로 나눠 소개한다. 첫 번째는 운문 부문 금상 수상작이다.

사막을 걷는다

박 성 진(남, 시각)

점자를 읽을 때마다

사막을 걷는다.

손끝으로 오돌토돌 돋아나는 모래 언덕들

나의 손은 낙타의 앞발이 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언덕을 돌아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만큼 지독한 모래폭풍을 만나기도 하면서

사막 어디쯤에 있을 오아시스를 찾는다.

시원한 물 한 모금은

그토록 찾고자 했던 빛나는 문장 한 줄

사막은 쉬이 진실을 내비치지 않는다.

신기루처럼 무너지는 문장 앞에서

오늘도 나는 사막을 걷는다.

앞발이 무뎌져 뭉개질 때까지

뜨거운 모래 위를 걷는다.

오아시스를 찾아 내일도 걷는다.

점자책 위로

기나긴 발자국 한 줄

오래도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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