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부산일보사 대강당에서는 부산장우신용협동조합(이하 장우신협) 제27차 정기총회가 열렸다. 장우신협은 1990년 장애인신협으로 출발해서 다음해인 1991년 1월 29일 재무부의 법인설립 인가를 받았다.

현재 조합원 6,801명(2016년 12.31.)이고 총자산은 1천 5백억 원 정도이다. 장우신협은 부산시 동구 초량동에 본점을 두고 사하구 다대동에 지점이 있는데 해마다 2월이면 지난연도 결산을 해서 정기총회를 한다. 그리고 4년마다 정기총회에서 임원진을 선출한다. 이번 제27차 정기총회는 4년 임기의 임원진을 선출하는 해이다.

장우신협 제27차 정기총회 기념식. ⓒ이복남

조합원은 일찍부터 출석체크를 하고 10시에 기념식이 시작되었는데 기념식에는 400여명이 참석했다. 해마다 기념식에서 모범조합원 시상 및 장학생 선발을 해왔는데 올해는 모범 조합원으로는 하재국 조합원 외 4명, 우수직원 문선희 주임, 그리고 장학생으로는 조민기 학생 등 20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하였다.

이어서 차융광 현 상임이사장의 기념사, 초대 정화원 상임이사장의 격려사, 그리고 신협 중앙회 관계자의 축사 등으로 이어졌다. 초대 정화원 이사장은 당시 장애인에게는 너무나 높았던 은행 문턱을 절감하고 장애인신협을 설립하려는데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었고, 그 반대를 무릅쓰고 장우신협을 설립했다며 당시의 어려움과 눈물겨운 사연을 얘기하여 조합원들을 숙연케 했다. 그런 결과 작년에는 신협중앙회에서 실시하는 ‘2016 사업연도 조합종합경영평가’에서 전국 1위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입후보자들 선거공보. ⓒ이복남

유달영 작사 김대현 작곡의 ‘신용협동조합의 노래’를 끝으로 1부 기념식이 끝났다. 이어서 2부 본회의는 차융광 이사장 주재로 2016회계연도 감사보고, 그리고 2016회계연도 사업 및 결산보고, 2017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 승인이 있었다.

대부분의 부의 안건은 실무책임자 김명석 전무가 낭독하고 조합원들의 박수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부의 안건이 통과되고 차융광 이사장은 의사봉을 김영규 선거관리위원장에게 넘겼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3부 임원선거였다. 장우신협 임원은 상임이사장 1명, 부이사장 1명, 이사 5명, 감사 3명 등이다.

김영규 선거관리위원장이 임원 선거 및 투표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투표가 시작되었다. 투표 방법에 대해서는 장우신협 직원들이 안내를 했다. 조합원들은 대강당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입장하면서 미리 받은 기념표에 적힌 번호순대로 직원들의 인솔 하에 소강당에 마련 된 투표장으로 이동하였다. 대강당 및 로비 여기저기에는 입후보자들의 선거공보가 붙어 있었다.

투표하는 모습. ⓒ이복남

장우신협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조합원이 있는데 특히 시각장애인이 많다. 조합원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소속단체, 회원 및 가족, 그리고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되었지만 처음 출발할 때 시각장애인들이 많이 참여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사 등으로 돈을 벌었으나 은행을 이용하기 힘들어 돈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때 장우신협이 설립되면서 직원들이 시각장애인들에게 입금할 돈을 받으러 다녔었다.

임원선거에서 부이사장은 1인에 입후보자도 1인이므로 무투표 당선이고, 나머지 상임이사장, 이사, 감사 들은 조합원들의 투표로 선출한다. 조합원 중에는 시각장애인들이 많기에 선거는 일반적인 방식하고는 약간 다른데. 기표 방법이 도장을 찍거나 동그라미를 그리지 않고 스티커를 붙였다.

기념표에 적힌 번호순으로 소강당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신분증을 확인하고 스티커 5장을 받고 기표소로 들어가 자신이 뽑을 이사 5명에게 스티커를 붙여서 투표함에 넣는다. 이어서 감사, 상임이사장 역시 같은 방법으로 스티커 투표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기념품(상품권)을 받아서 나오면 끝이다. 이를테면 기표를 3번 하는 것이다.

대강당에서 투표를 기다리는 조합원들. ⓒ이복남

필자도 조합원이라 번호표를 받았고 차례대로 투표를 했다. 특히 가족 단위의 조합원들도 많아 부모 형제자매 등 4~5명이 총 출동하여 투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은 본인이 원하면 기표소 안에 가족이나 활동보조인 등 봉사자들이 같이 들어가기도 했는데 누구에게 기표 했는가는 두 사람만이 아는 비밀이렷다.

투표는 12시 경에 시작하여 오후 6시까지 진행되었다. 총 투표자 수는 1,336명으로 6시 반부터 개표가 시작되어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김영규 위원장 등 7명의 선거관리위원, 장우신협 직원들 그리고 각 입후보자와 참관인 등이 개표를 확인하고 10시 경에 장우신협 임원선출이 최종 확정되었다.

윤병용 상임이사장, 차융광 부이사장, 김광수 한성경 이승영 김진태 권열 등 5명의 이사, 이종화 윤정섭 김용덕 등 3명의 감사가 선출되었다.(이름은 기호 순임). 임원 선출이 확정되고 밤 10시 30분 경 장우신협의 제27차 정기총회는 폐회되었다.

개표상황. ⓒ이복남

모두가 장우신협의 발전을 위해서 출마한 사람들이니 이번에 선출된 임원진들은 앞으로 4년 임기동안 아무쪼록 장우신협을 잘 이끌어 발전시키기를…….

‘신용협동조합의 노래’

유달영 작사

김대현 작곡

‘알뜰이 살뜰이 모은 푼돈은

강물이 불어나듯 불어나간다.

희망의 무지개로 다리를 놓아

오붓한 살림살이 즐거운 인생

신용조합 우산아래 구수한 사랑

서로 믿고 서로도와 친형제 같이.

백지장도 마주 들면 가볍다 하네

앞에서 끌고 가면 뒤에서 밀어

험한 산도 평지처럼 넘어 가누나

오붓한 세상살이 명랑한 세상

신용조합 우산아래 구수한 사랑

서로 믿고 서로도와 친형제 같이.’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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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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