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가 장애인의 잠재된 문화예술 역량을 계발하고, 장애인도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근로 주체임을 알려 올바른 장애 인식 개선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 2000년부터 ‘장애인 고용 인식개선 콘테스트’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콘테스트 공모전에는 운문, 산문, 사진, 컴퓨터그래픽, 미술, 광고영상/스토리보드 등 6개 부문에 총 469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작품 1029점을 응모했고, 1·2차 심사를 통해 총 68점이 최종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운문, 산문 부문의 입상작 26점을 소개한다. 세 번째는 운문 부문 동상 수상작이다.

오이 꽃 명화씨

윤순희(여, 지체)

오랫동안 흩어진 한쪽 눈의 중심을 바로잡았다

오이 가지 고추 키워

세 아이에게 꽃을 입혔다

20년 넘게 농사만 지은 남편에겐

가장 빛깔 고운 꽃이 되었다

시부모에겐 박꽃처럼 환한

아이들 주렁주렁 안겨주었다

오이 가지 깨 고추 꽃만 피우며

살아 온 한쪽 눈

수술하여도 자꾸만 눈곱이 끼인다

4월 폭설 내려도

비닐하우스 기름 값 비싸도

꽃 피우고 열매 적게 달려도

‘밥 먹고 살면 되지 과실들 우리만 적게 달렸나’며

팔이 부러져도 허리를 다쳐도

적당히 툭툭 털고 일어나

노란 오이꽃

보라 가지 꽃

하얀 고추 꽃 총총 피운다

외눈박이 그녀 눈에 어른거리는 것은

안개이거나 봄 아지랑이 일 뿐이지

그녀 속살처럼 부드러운 상치 똑똑 깔겨서

상치 쌈 싸는 저녁 참 달콤하다

올 해도 못 해 넣은 한 쪽 눈에

오이의 노란 꽃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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