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13명은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1박 2일에 걸쳐 백무동에서 천왕봉, 중산리에 이르는 지리산 16km 코스를 완주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시각장애인들에게 등반이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자신의 한계를 딛고 해발 1,915m에 달하는 지리산 정상에 도전한 시각장애인들이 있다.

시각장애인 13명은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1박 2일에 걸쳐 백무동에서 천왕봉, 중산리에 이르는 지리산 16km 코스를 완주했다.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이용자들로 편성된 등정대는 그동안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격주로 시행되는 등산교실에 참가하며 이번 등정을 준비해왔다.

물론 시각장애인들이 정상길에 오르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파른 경사와 험난한 길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러나 옆에서 끌어주며 격려해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천왕봉에 도착하여 정상에서의 쾌감을 마음껏 즐겼다.

특히 3대가 선행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일출을 접한 시각장애인들은 뿌듯한 보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계성일(50세)씨는 “정상에서 일출을 접하니 그동안의 고생이 전부 잊혀질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동영상으로 촬영도 해놨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 처음 등산교실에 참여한 채서연(32세)씨는 “산악종주는 내게 큰 도전이었다. 등산을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지리산에 오르고 나니 앞으로 뭐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소감을 전했다.

평소 이동권의 제한으로 신체활동이 적었던 시각장애인들은, 이번 등산을 통해 거대한 자연을 체험하면서 체력증진은 물론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도전 정신을 얻게 된 것.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김미경 관장은 “시각장애인들이 산악종주를 통해 얻은 성취감과 용기로 사회의 장벽을 잘 이겨낼 수 있길 바란다”며 “향후 시각장애인들의 자립의지 고취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각장애인들이 자신의 한계를 딛고 지리산 등반에 도전하고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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