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사장 이성규, 이하 공단)에 근무하고 있는 이병우(39세) 대리가 서둘러 점심을 먹고 4층 녹음실 스튜디오로 향한다. 재 빨리 녹음실 마이크 앞에 앉아 책 한권을 꺼내 읽어 내려간다.

"무수가 잘 자랐지야? 김 서방이 무수짠지 조아허니 당거조라. 손자놈들 조아허는 콩도 보내니 니가 잘 메기거라. 아푸지 말고 잘 지내거라."

이 씨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말이지만 그대로 읽는다. 녹음한 책의 내용을 듣는 이는 바로 시각장애인. 그들에게 책의 구수한 사투리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공단의 사회공헌활동 '디딤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디딤도리' 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단은 한국점자도서관과 협약을 통해 시각장애인용 음성도서와 점자도서 제작, 시각장애인 고객의 문화생활과 구직활동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된 지원을 '디딤도리'가 맡고 있다.

현재 이 씨를 비롯해 내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직원 12명은 각자 한 권씩 책의 내용을 음성으로 녹음해 총 12권의 음성도서가 만들어졌다. 또한 점자도서 제작을 위한 자료 입력 활동으로 15권의 점자책도 완성됐다.

이성규 이사장은 "공단 본연의 역할인 일자리 확대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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