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장애인단체들이 사상 처음으로 신년인사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장애인 발전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자고 뜻을 모았다. 이번 신년인사회가 기초장애연금, 장애인장기요양제, 유류세 면제 등 굵직굵직한 장애인현안을 푸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상임대표 권인희)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채종걸), 한국여성장애인연합(상임대표 장명숙)는 8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5층 아모리스홀에서 "당사자 결속에 의한 연대의 해, 장애인 유권자에 의한 선택의 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신년인사회를 갖고 장애인단체간의 화합을 다졌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권인희 상임대표는 "이 자리는 우리 장애인계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이 자리를 비롯해 장애인 모두가 연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며 힘을 합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채종걸 상임대표도 "주변에서 장애인단체가 왜 이렇게 많느냐, 왜 통합을 못하냐는 등과 같은 질문을 하더라. 그때마다 장애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답변한 기억이 있다"며 "장애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선 장애인단체의 성격이나 차이가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 회장은 "하지만 이젠 소통과 실천으로 새로운 신년 계획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장애인의 공동 목소리가 필요한 중요한 시점에 장애인단체들이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장애인 갈등이 해소되는 자연스러운 결과가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장연 장명숙 상임대표는 "새로워지는 것은 새로워지려는 결단에서 시작한다"며 "새로움의 결단으로 이번 한해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들이 공동으로 신년인사회를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장애인단체들은 서로 시차를 두고 각각 신년인사회를 개최해왔다. 지난해엔 같은 날, 재작년엔 고작 하루 차이로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러한 신년인사회는 장애인단체간 분열의 상징으로 지적받아왔다.

분열된 신년인사회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한국장총은 이사회를 통해 장애인단체 공동 신년인사회를 개최하자고 결의하고, 장총련에 공동 개최를 건의했으며 장총련도 흔쾌히 수락해 이번 공동 신년인사회가 성사됐다. 양 연합체에 속해 있지 않은 한국여성장애인연합도 공동개최 제의에 반색했다.

장애인단체간 화합과 연대는 위기로부터 찾아왔다. 지난해 기초장애연금 도입, LPG세금 지원 중단 등을 비롯한 장애인계 주요 의제들이 제대로 풀리지 못하자 장애인단체들은 힘을 모으자고 결의했다.

지난해 11월 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산업은행 앞에 모여 장애연금 확보를 위한 전국결의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대회는 약 1만1,000명(주최측 추산)의 장애인들이 모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장애인집회로 기록됐다. 대회에 모인 장애인들은 한 목소리로 장애연금이 제대로 도입되지 않는다면 전면 거부에 나설 뜻을 정부와 국회에 전했다.

장애인계의 화합과 연대 분위기에 정치인들도 격려의 뜻을 표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신년사를 통해 "이제부터 장애인 여러분의 힘이 더욱 강해질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며 "장애인단체들이 더욱 힘을 합쳐 장애인들을 위해 더 많은 요구를 하고, 요구가 반영될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전재희 복지부 장관의 장애인 복지에 대한 양심은 믿으나 그 양심이 행동으로 더 나타나야 한다"며 "그러려면 장애인 여러분이 더 단결해서 강한 힘을 만들어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장애인 복지는 정부가 더 해주면 좋고 안 해주면 섭섭한 문제가 결코 아니다"며 "장애인 당사자들의 결속 자리가 장애인 복지의 시작이다. 장애인들은 모두 힘을 합쳐 장애인 복지를 확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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