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가 삶의 큰 전환점이 됐다는 춘청시청 경로복지과 오준기 주무관. ⓒ에이블뉴스

“처음 시작할 때는 그냥 일자리를 들어가는 거구나 생각을 했지만, 지금껏 장애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겪으며 지나온 시간들이 저에게는 아주 큰 자산이 됐습니다.”

강원도 춘천시청에 근무하고 있는 오준기(남, 30세, 지체장애) 주무관은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가 삶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말한다.

목표가 없던 시절, 진로를 공직 진출로 결정하는데 동기를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공직에 입문해서도 업무를 파악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춘천직업전문학교에서 직업훈련과정을 마칠 무렵인 2014년 11월 쯤 춘천시청의 ‘2015년 장애인일자리사업 모집공고’를 접하고 지원, 일반형 일자리(전일제)에 처음 참여하게 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추진하고 있는 장애인일자리사업의 하나인 ‘일반형 일자리’는 만 18세 이상 미취업 등록장애인의 사회참여 기회 제공과 자립지원을 제공하며 일정기간 소득을 보장하는 일자리다. 수행기관은 각 지방자치단체로 직무는 행정도우미, 전담지원행정도우미, 복지서비스지원요원, 직업재활시설지원요원으로 나뉜다.

춘천시청 경로복지과로 발령 받아 업무를 익히고 있는 오준기 주무관. ⓒ에이블뉴스

“2015년 1월 행정도우미로 처음 배정받은 곳은 후평1동사무소였습니다. 인감대장 발송, 우편물 발송, 자치위원회 준비 등 공공·복지행정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주무관님들이 하시는 업무, 사업추친 등을 몸소 보고 느끼며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권유했던 아버지 말씀이 생각나고, 동사무소 직원분들 또한 도전해보라고 격려해주셔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참여한 장애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일정 소득 보장 외에 무엇보다 중요한 공직진출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찾은 셈이다.

그는 사업 참여 첫해 10월부터 조금씩 조금씩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2016년과 2018년에는 강남동행정복지센터, 올해에는 춘천시청 경로복지과에 배치돼 행정도무미 업무를 병행하며 주경야독했다.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2년은 공무원 시험 공부에 올인하기도 했다.

최종 합격까지는 쉽지만은 않았다. 지난해까지 총 6번의 국가직 또는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봤지만 모두 낙방했다. 2016년 4월 치른 첫 시험은 준비 기간이 많지 않아 그렇다 치더라도, 이후 계속되는 낙방에 잠깐이나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된 것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니 많은 격려와 아낌없는 지원, 시험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줬던 사람들이다.

“여러번의 시험을 응시했지만, 아쉽게도 떨어지게 되면서 임용까지는, 면접시험까지 가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진로를 바꿔 볼까도 생각하던 시기에 주변 직원분들께서 아직 나이가 있으니 될 때까지 시험 응시와 공부를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오준기 주무관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훌륭하고 정직한 공무원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무원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에이블뉴스

절치부심, 7번째로 올해 상반기 강원도 주최 ‘2020년도 제1회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고 1·2차 병합 필기시험과 2차 면접의 문턱을 넘어 행정9급에 최종합격했다.

“최종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솔직히, 어리둥절했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주변분들에게 소식을 전해드리고 축하를 받으니 실감이 났습니다.”

그는 현재 행정도우미로 배치됐던 춘천시청 경로복지과에 발령 받아 재가노인복지시설·장기요양기관 설치(변경)·관리,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수당관리, 개인운영 신고시설 지원, 장기요양기관 입·퇴소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선배 공무원들의 업무 내용들을 파악하고 지원하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훌륭하고 정직한 공무원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무원이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동료장애인들에게도 “포기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