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사 김영이 씨에게 4월이란? “가장 바쁜 날”.ⓒ에이블뉴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1972년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4월20일 ‘재활의 날’을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개최해 왔다.

또 20일을 전후한 약 일주일간을 ‘장애인 주간’으로 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벌인다.

반면 한편에서는 4월 20일을 앞두고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을 구성, 매년 집중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장애인수용시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3대 적폐 폐지를 촉구하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이 목표다.

상반된 4월의 모습, 장애인들에게 4월은 어떤 의미일까?

“장애인에게 4월이란 정말 부끄럽고 차별받는 날이죠.”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활동지원사 김영이 씨(만 52세)에게 4월을 질문하자, 당연스럽게 장애인 입장에서의 답변이 술술 나왔다.

“그게 아니고, 활동지원사 입장에서요.”라고 주문해서야 활동지원사로서의 토로가 흘러나온다. “장애인이 아니고 저요? 저에게 4월이란.. 가장 바쁜 달이죠.”

장애인이 좋아서 봉사부터 활동보조서비스, 그리고 2011년 활동지원제도까지 총 12년정도 근무했던 김 씨는 하루 12~13시간 근무하며 손목터널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그의 이용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정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호 소장이다.

“어제(9일)도 4월 20일 맞아 경기지역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투쟁단 출정식에 다녀왔거든요. 오후 8~9시까지 근무하니까 저녁도 잘 못 먹었어요.” 그에게 4월은 이용자의 장애인 인권 운동으로 인해 “가장 바쁜 달”이었다.

그래도 올해 4월은 보다 특별하다. 김 씨를 비롯한 지원사노조에서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이름 바꾸기’에 성공한 것.

지원사 노조는 기존 활동보조인이라는 명칭이 업무를 보조하는 느낌이 든다며 전문성을 갖고 노동 가치를 높여주는 ‘활동지원사’로 바꿔줄 것을 제안했으며, 복지부는 정식 공모를 통해 지난 6일 ‘활동지원사’로 명칭을 변경했음을 발표했다. 이제 복지부의 모든 문서에서 활동보조인이 아닌 활동지원사로 쓰여진다.

쉴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의 피켓.ⓒ에이블뉴스DB

“사실 ‘사’자만 붙으면 다냐?라고 지적해주시는 이용자 분들이 계셨거든요. 그래서 정말 슬프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우리가 원하는 데로 이름이 바뀌어 정말 기뻐요. 복지부 공모를 통해 당당하게 된 것이잖아요.”

김 씨는 현재 근로기준법 개정 등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활동지원제도가 개선돼 이용자와 지원사 모두 행복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활동지원사가 8시간 근무 시 110~11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이 급여를 갖고서는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다.

활동지원사의 임금 보장과 장애인들이 불안함 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김 씨는 기원한다.

“제도가 잘 된다면 저에게 ‘사’자 붙으면 다냐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없어질거에요. 활동지원사를 구하기 힘든 장애인에게도 행복한 서비스가 되고, 노동자들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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