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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반대·장애 편견 넘은 소중한 결실

결혼식 올린 이민용·임현숙 지적장애인 부부

“첫 눈에 반해 프로포즈…행복하게 살래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12-10 17:00:55
“저 이민용임현숙 양을 아내로 맞이해 한평생 하나님의 뜻을 따라 길이 사랑하고 존경하며 도와주고 보호하며 고락간 변치 않고 남편 된 본분을 다할 것을 확실히 서약합니다”, “네, 아멘”

10일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 제3교육관에서 특별한 결혼식이 펼쳐졌다. 충현복지관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들과 부모들, 교사, 지역주민들 등 200여명의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동료를 위해 열창하는 복지관 이용인들, 장가가는 아들을 둔 어머니의 환한 미소 속 섭섭함까지.

신랑 이민용(35세, 지적3급), 신부 임현숙(33세, 지적1급)이 하나가 됐다. 누구는 어렵다고, 힘들다고 가지 말라고 한 그 길을 부부는 나란히 걸었다. 지금 이 설렘, 행복 한평생 변하지 않으리라.

"우리 결혼합시다" 민용씨와 현숙씨는 5년 전 성동 한 복지관에서 처음 만났다. 얼굴부터 마음씨까지 첫 눈에 서로 끌린 이들은 부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년 전 몰래 혼인신고를 마쳤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그들은 서울 면목동 한 빌라 반지하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결혼식장 앞에서 하객들을 맞느라 한창인 민용씨 부모님 이효선(67세), 강영실(61세)씨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어요"라고 입을 뗐다. 힘든 길이라고, 어렵다고, 강제로 둘을 떼어놨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결혼적령기의 남녀가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한 욕구지만, 그 둘은 조금 특별하지 않은가. 발달장애인 혼인율이 28.5%에 불과한 우리사회 현실 속 기특하기도, 한편으론 걱정스런 표정도 함께 공존했다. "우리는 부모니까 당연히 걱정스럽죠." 발작이 심한 며느리 때문에 아들의 결혼생활이 힘들진 않을까. 오랜만에 한복을 꺼내 입은 영실씨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드레스의 로망, 현숙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으로 고운 분칠을 하고 순백의 드레스를 입었다. 홍조로 가득한 그녀는 수줍은 미소를 띤 채 말했다. "민용씨, 모든 것이 다 좋아요. 결혼, 너무 설레요." 예쁜 현숙씨를 살피느라 민용씨의 시선도 바쁘다. "예뻐요. 결혼 너무 좋아요."

첫눈에 반한 남녀가 별안간 결혼을 하겠다니. 충현복지관에서는 결혼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0월부터 민용씨와 현숙씨의 축복 웨딩마치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총 6회기로 구성된 결혼코칭부터 스튜디오와 연계한 웨딩촬영, 청첩장, 신혼여행 준비까지. 257만8000원의 결혼비용은 복지관이 마련한 소중한 후원금이다.

충현복지관 평생복지팀 구본영 팀장은 “복지관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결혼식이다. 두 분이 결혼을 하신다고 해서 복지관에서 몇 달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라며 “두 분이 좋은 선례가 돼서 앞으로도 식장 대여 등 결혼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혼하게 되면 여러 가지 필요한 것이 많죠. 살림살이가 있어야 하고, 돈, 직장, 집 등이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준비가 된다면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충현복지관 관장인 강태인 목사의 따뜻한 말씀에 두 부부는 서로의 손을 꼬옥 잡은 채 기도했다. 먼저 울음이 터진 것은 민용씨였다. 떨리지만 좋다던 그는 입장부터 혼인 서약까지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그 모습에 민용씨의 어머니 영실씨의 마음도 촉촉해졌다.

촉촉도 잠시, 다음 순서는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 10명의 축가로 이어졌다. 하얀 상의를 맞춰 입고 그동안 연습한 노래를 최선을 다해 열창했다. 평소 절친한 동생들이 결혼을 결심하자 기쁜 마음으로 몇 달간 준비해왔던 그들이다. 정경화(42세, 지적3급)씨는 “결혼 너무 부럽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결혼해서 너무 좋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혼적령기를 맞이한 2030세대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두렵다고 한다. ‘전세라도 하나 마련해야 하는데..’,‘요구하는 혼수가 너무 많아서..’ 여러 가지 이유로 연애의 연장선에 서있기도, 비혼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민용씨와 현숙씨는 첫눈에 결혼을 결심했고 실행에 옮겼다. ‘사랑’만 있다면 문제 없단다. “사랑 그까짓게 밥먹여줘?” 혹자는 현실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떠나 사랑에만 집중하는 이들 부부의 모습은 우리가 어린 시절 꿈꾸던, 순수했던 본 모습이 아닐까?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산더미 같은 민용씨와 현숙씨에게 꽃길이 펼쳐지길 기도한다.

“이제는 내가 이민용 군과 신부 임현숙 양이 부부가 된 것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공포하노라.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나누지 못할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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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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