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대학교 서울정수캠퍼스 김관권 교수. ⓒ한국폴리텍대학

폴리텍대학교 서울정수캠퍼스 김관권 교수(59). 지난 17년간 3000여명의 장애인 차량을 무료로 정비해온 그는 국내 제1호 자동차정비 명장이면서 ‘장애인의 카매니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자동차공업사에 취직해 자동차정비와 인연을 맺었다.

낮에는 정비공장에서, 밤에는 야간기계공고를 다니며 학업을 계속했다. 국립중앙직업훈련원을 졸업한 1982년 정수직업전문학교에서 그토록 바라던 교사의 꿈을 이뤘다.

빠르게 발전하는 자동차 기술을 먼저 배워 학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어 ‘조금만 더 공부하자’는 신념으로 서울산업대학교 기계공학과와 한양대 기계공학과 야간과정에 진학해 공학 석사학위를 받을 만큼 그 열정도 남달랐다.

자동차 정비 부문의 명장 제도가 신설된 1989년 경연대회를 통해 자동차정비 명장에 등극한 김관권 교수는 후학들을 길러내며 자동차정비기능장, 건설기계정비기사 등 14개의 자격증을 따냈다.

김 교수가 길러낸 3000여명의 제자들은 자동차 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졸업생의 상당수는 김 교수가 직접 구성한 동문회에서 신기술을 교류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폴리텍대학교 서울정수캠퍼스 김관권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교

제자들 중에는 김 교수를 롤 모델로 삼는 사람이 많다. 졸업생들은 전국 유수의 정비공장으로 진출해서 지금은 ‘사장님’이 됐다.

명장도 3명이나 탄생했다. 김 교수가 근무한 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의 센터장이 된 사람도 있으며 교수가 된 학생도 있다. 자동차 업계에는 김관권 2세들이 활약 중이다.

그런 그에게 1993년 일생일대의 큰 시련이 닥쳤다. 사고로 머리를 다쳐 하반신 일부가 마비되어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것.

몸이 불편해지자 비로소 불편한 몸을 가진 장애인들이 더 깊이 느껴졌다. TV에서 야간에도 신호를 철저히 지키는 장애인 부부를 보고 “안전한 운전환경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다짐으로 1998년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료 정비 행사라고 해도 아무도 믿는 사람이 없어 동사무소에도 협조를 구하고 여기저기 안내문을 써 붙여 겨우 17명의 장애인이 혜택을 받았다.

첫 봉사 때 만났던 장애인 중에는 아직도 잊지 않고 정비를 받는 고정 팬들도 있다.

지금은 총 3,000여대의 장애인 차량을 꾸준히 정비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실제 사용되는 자동차들을 직접 정비하면서 현장감을 익힐 수 있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이 행사에 더 진한 애정을 가진 이들은 졸업한지 10년도 넘은 동문들이다.

김관권 교수는 “명장은 투철한 장인정신과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내가 가진 재능으로 자동차 사고예방과 사회적 약자에게 안전을 돌려주는 사회적 책무를 학생들에게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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