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운문부 대상 수상자 서해웅씨. ⓒ한국장애인개발원

“캔클락은 버려진 물건을 활용해 만든 시계를 뜻해요. 정동진에 여행갔을 때 시간박물관에 있던 시계를 보고 언젠가 소재로 써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시 ‘캔클락’은 그리움과 기다림에 대한 내용이에요.”

시 ‘캔클락’으로 제24회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운문부 대상을 수상한 서해웅(29세, 시각장애) 씨. 어린시절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서해웅씨는 글을 쓰며 마음의 고통을 달랬다.

초등학교 시절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었는데 중학교에 들어서며 서서히 세상의 많은 것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서해웅 씨에게 글쓰기의 세계를 안내해 준 건 중학교 1학년 때 담임교사였다.

“담임선생님이 국어를 가르치셨어요. 장애 판정을 받고 나서 책에 점점 침잠하고 있던 때였는데 선생님이 어떻게 아셨는지 글을 써보라고 권하시더라고요.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글쓰기는 가장 좋은 취미 활동이었지 이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는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때도 이과계열이었는데 결국 대학 전공을 문예창작학과로 택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주력했습니다.”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 진학, 또 한 명의 은사를 만났다. 지도교수였던 송수권 시인이 그분이다. 송 시인의 수업을 들으면서 ‘시’에 매력을 느꼈다. 한 문장, 글 한 자만으로도 메시지를 압축해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대학시절 내내 ‘시’에 집중했다.

“시의 소재는 일상적인 것에서 찾아요. 시계 같은 사물이 그렇죠. 그리고 여러 다양한 관계들에 관심이 많아요. 내 주변의 관계들이죠. 가족, 친구, 연인. 최근에는 사회에서 만나는 관계에도 궁금해졌어요.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그렇게 된 거 같아요.”

서해웅 씨는 2010년 장애인공무원채용시험에 합격해 현재 서울시 구로구청에서 행정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직장생활 5년차. ‘시’와는 무관해보이는 일상이지만 작은 모임을 통해 꾸준히 습작을 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장애인근로자문화제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에는 여러 차례 지원했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번 대상 수상은 전혀 예상 못했다는 반응이다.

“전화로 수상 소식을 접하고는 기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었어요. 만약 수상을 한다고 해도 다른 작품으로 받을거라 생각했는데 ‘캔클락’이 수상작이 될 줄을 몰랐습니다. 새로운 자극이 된다고 할까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다듬고 작품활동을 이어가서 등단 시인이 되고 싶어요. 시인의 마음으로 삶을 들여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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