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광화문 역사에 설치된 천막농성장 앞에서 배우 권해효씨가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지나가는 시민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기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100만인 서명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바쁘시겠지만 잠시 이곳에 시간을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 9일 광화문 역사에 설치된 천막농성장 앞에서는 퇴근 길 바쁘게 지나가는 시민들 틈사이로 장애인 단체와 함께 '릴레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배우 권해효 씨의 모습이 보였다.

'릴레이 캠페인'은 세계장애인의 날을 기점으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의 농성이 500일째 되는 내년 1월 2일까지 30일 간 정치인, 인권운동가 등 다양한 영역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캠페인 활동이다.

이날은 '릴레이 캠페인' 다섯 번째 손님으로 배우 권해효 씨와 사전공연으로 가수 솔가 씨가 참석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홍보활동 및 서명전, 이야기마당을 진행하는 등 활동에 나섰다.

이날 권씨는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는 긴 시간동안 잘 견뎌내야 할 텐데, 추위에 지하철역에서 고생하는 여러분에게 힘이 되도록 응원하고 싶어서 왔다”며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사실 권씨는 이주 노동자 인권 운동, 청소년 인권 운동 등에 참여하며 현재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조선학교를 후원하는 몽당연필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소셜테이너(시민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연예인)다.

권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시민사회영역에서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을 응원해왔다"며 "제가 관심 가는 일이라는 게 결국 이 사회적 소수자의 문제였던 것 같다. 이 자리에 계신 장애인분들의 문제에도 관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오랫동안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활동해온 권 씨는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 왔다.

권씨는 “저 역시 오래전부터 활동해 오신 모습들을 거리에서 봐 왔습니다.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서 휠체어에 쇠줄로 묶고 하는 장면도 떠오르고, 왜 거리에서 외치고 있는가에 궁금했고, 뭔가를 해봐야 될 텐데 라는 맘만 들어 죄송했죠”라고 밝혔다.

이어 “장인어른도 시각장애인인데 습관적으로 움직이는 공간에서도 불편을 많이 느끼신다”며 “이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얼마나 더 심각하게 불편을 느낄까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야기마당에서 권 씨는 비교적 사회적으로 많이 다뤄진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와 더불어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풀어냈다.

권씨는 “한국 사회에서 생활하다 보면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가 법적으로 보완할 수 없는 심각한 일이 많은 것 같다”며 “장애인이 살 수 있는 사회가 살기 좋은 사회인데 안 되는 건 속상하죠. '이들을 챙기기에는 우리는 너무 바빠' 라고 얘기하는 사회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최근 출연한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 천막농성을 한 것을 보고 동질감을 느꼈다는 한 참가자의 이야기에 천막농성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권씨는 “처음 천막을 방문했을 때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10년 넘게 지나니까 이제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답답한 현실로 인해 천막을 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천막농성에 대해서는 앞서 릴레이 서명 홍보활동에 동참하며 느낀 애정 어린 조언도 당부했다.

권씨는 “제가 생각하는 싸움에서의 가장 큰 힘은 지속성이고, 싸움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즐길 수 있어야 된다. 어쨌든 재미난 일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농성장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문구들을 설치하는 것이 방법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날 권해효 씨와 함께한 릴레이 캠페인은 약 40여분 동안 진행됐으며 지나가는 시민들과 장애인 약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끝을 맺었다.

한편 릴레이 캠페인에는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10일), 노동가수 권영주(11일),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12일),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상임이사(13일) 등이 나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100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배우 권해효 씨. ⓒ에이블뉴스

배우 권해효 씨가 시민들에게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100만인 서명운동을 홍보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서명에 참여한 시민이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장애인단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100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시민들 모습. ⓒ에이블뉴스

'릴레이 서명전' 프로그램인 이야기마당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권해효 씨. ⓒ에이블뉴스

이날 '릴레이 캠페인'에서 진행된 이야기마당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진행됐다. ⓒ에이블뉴스

권해효 씨가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릴레이 캠페인 다섯번째 순서로 참여한 권해효 씨가 싸인을 남기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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