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국제수화통역서비스를 맡은 청각장애인 노인영씨. ⓒ에이블뉴스

“이제 공항 어디서든지 수화통역 해줄 제가 있으니 마음 놓고 방문하세요”

청각장애인의 취업자 직종이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및 단순노무종사자 비율은 높은 반면 서비스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한계로 서비스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는 전 세계 청각장애인들을 웃음으로 반기는 이가 있다. 바로 청각장애 2급 노인영(27)씨다.

앞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에서는 청각장애인의 서비스 분야 진입을 위해 고용 가능성 탐색 및 고용사례를 개발하고자 ‘청각장애인 서비스 분야 직업영역개발사업’을 진행했다.

2월부터 사업에 참여했던 인영씨는 지난달 말에 열린 아태농아인경기대회 조직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23개국 선수단의 국제수화통역 시범적용 서비스를 시작으로 공항과의 인연을 맺었다.

시범적용 이후 인영씨는 좋은 평가와 새로운 직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지난 8일부터 항공운수서비스업체 에어코리아에서 관리팀으로 소속 되면서 주 업무인 사무직 및 홍보을 비롯해 일부 국제수화통역서비스 업무를 맡게 된 것.

청각장애인들이 공항에 출국하거나 입국할 시, 의사소통의 부재로 민원이 전달이 안돼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문제는 여러 번 제기돼 왔다. 이에 국제수화통역서비스 업무는 청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국제수화를 구사할 수 있는 인영씨는 “한국을 방문해 공항을 이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작은 일에도 감동을 주고 싶다”며 “내부 직원들과도 의사소통의 한계를 뛰어넘어 맡겨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공항 전반적인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에어코리아에는 노씨외에도 뇌병변 장애인 등 총 15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취업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장애인을 계약직이 아닌 정식직원으로 채용함으로써 장애인들에게 큰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것.

처음 장애인 고용을 기획했다는 에어코리아 김정문 과장은 “지난 2009년 처음 공단의 시험고용제도를 통해 장애인을 고용했다. 처음에는 경증장애인 고용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는데,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에 중증장애인도 채용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중증장애인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제 1회 Miss Deaf Korea Korea에 참가한 노인영씨 모습.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평소 사무실에서 홈페이지 관리 등 일상적인 홍보 및 출입국 관리 업무를 하는 인영씨는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만 여러개라는 인영씨는 포토샵 자격증부터 국가공인 비서자격 2급도 취득했다. 예쁜 외모답게 지난해 제 1회 Miss Deaf Korea Korea에서 1위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해 청각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한국무용 공연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하고싶은 것이 너무 많다는 인영씨는 지난달 '나이키 우먼 레이스'에서 7Km 완주도 성공했으며, 사회봉사에 관심이 많은만큼 사회복지사 자격증 2급을 취득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인영씨는 “장애라는 암흑기 속에서 일반인과도 대화가 가능 했던 것은 부모님과 동생 덕분이었으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 더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의지를 보여주면서 장애인 인식개선을 시키고 사회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인영씨.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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