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공중파 3사가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을 생중계하지 않아 장애인의 방송시청권을 침해했다며 2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에이블뉴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MBC, KBS, SBS 등 공중파 3사가 지난 9월부터 17일까지 개최된 제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을 생중계하지 않아 장애인의 방송시청권을 침해했다며 2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29일 오전 진정서 제출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장애인의 축제인 장애인올림픽을 공중파 방송 3사 어느 곳에서도 생중계하지 않았다. 이는 방송사가 장애인올림픽은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편견아래 장애인을 차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배용한 회장은 “올림픽 때는 하루 종일 중계를 해대던 방송사들이 장애인올림픽은 외면해 버렸다. 방송시간은 10분이 채 안되고,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주요장면을 모아 일주일에 2~3차례 방송하는 게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배 회장은 “방송사들이 중계를 하지 않는 것은 시청률이 낮고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는 분명한 편견이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면서 왜 장애인이라고 무조건 배제하는 것인가.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국민들도 올림픽에는 관심을 갖는 것처럼 장애인들의 경기가 중계됐다면 분명 사회적 관심과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철환 활동가는 “생중계는 둘째 치고 스포츠뉴스에서도 이승엽선수의 경기소식보다 뒷전으로 밀리는 것을 보면서 분노가 치밀었다. 올림픽 때는 정규프로그램을 보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온종일 생중계를 하던 방송사들이 장애인올림픽은 어쩌면 이리도 깔끔하게 무시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이번 진정이 차별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들은 공영성과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를 무시해버리는 행위는 분명하고 명백한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해룡 소장은 “장애인올림픽 기간 내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널을 돌려봤지만, 단순히 매달소식을 전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장애인올림픽은 단순히 등수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얼마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기를 치르고 어떠한 성과를 냈는지를 전해줬어야 했다. 우리의 경기를 볼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던 장애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방송사들은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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